오는 2015년까지 우리나라 나노기술 발전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중장기 종합대책을 담은 ‘2기 나노기술 종합발전계획’이 윤곽을 드러냈다. 이제 초안을 마련한 단계이기는 하지만 과학기술부·산업자원부·교육인적자원부 등 관련부처와 민간전문가가 공동으로 6개월여 작업 끝에 만든만큼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골격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1기 계획에서 ‘2010년 선진 5대국 기술경쟁력 확보’로 세웠던 비전 달성 목표를 이번 2기 계획에서 ‘2015년까지 세계 3대 나노기술 강국 진입’으로 수정, 한 발짝 나아간 점이다. 1기 계획과 2기 계획 달성 목표기간이 비록 5년 차이가 있고 어느 분야든 5년 만에 세계 최상위권 국가로 올라서기가 쉽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나노기술 수준에 대한 정부의 강한 자신감을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15년까지 최소 30개 이상 세계 최고 수준의 실용화 기술 확보 계획이나 나노 신기술 상품화 촉진 정책을 시행하기로 한 것도 이런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사실 과학자들이 “20세기를 마이크로시대라고 한다면, 21세기는 나노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나노기술은 미래의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성장동력이다. 여러 첨단 산업이 당면하고 있는 많은 장애나 한계를 극복하는 데 필요한 기술인 동시에 미래의 신산업을 창출해 낼 기술로서의 가능성 때문이다. 미국·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이 나노기술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려고 애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2001년부터 ‘나노기술 종합발전계획’을 바탕으로 주요 인프라 투자를 확대해 이들 선진국 못지않게 나노기술 개발붐을 조성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최근에는 기업체에서 나노반도체, 나노소재 등 나노기술을 활용한 연구개발 성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이제는 우리가 경쟁력 있는 기술을 개발할 때다. 특히 신기술은 선점하는 쪽이 상품의 경쟁력을 높이고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2기 계획에서 5∼10년 내 실용화 가능성이 높은 나노기술 연구과제에 연 10억∼20억원을 지원하는 등 성과 위주로 정책 방향을 설정한 것은 가닥을 제대로 잡았다고 할 수 있다. 3∼4년 안에 상용화로 직결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가진 나노기술 전문벤처를 집중 육성하고 수행중인 과제라도 경쟁력이 떨어지면 과감히 도태시키기로 한 것도 그런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나노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의 큰 골격은 마련된만큼 이제 시행상 문제가 없는지 세부적인 검토를 통해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대책이라도 시행상 문제가 있거나 제대로 실천하지 않으면 허사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가진 것, 가질 수 있는 것, 가질 수 없는 것을 정확히 평가해 한정된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위한 선택과 집중의 근거로 삼아야 한다,
무엇보다 나노기술 발전의 관건은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얼마나 끌어내느냐다. 지금까지 D램 반도체를 만드는 것처럼 큰 물질을 깎아나가는 하향식 나노기술이 주류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원자 및 분자수준의 물질 합성을 통해 상향식으로 자기 조립해 나가는 나노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따라서 대형 연구과제도 좋지만 작은 규모의 연구과제에 대한 적극 지원도 필요하다.
나노기술 연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나노 크기 영역을 관찰하는 데 필수적인 고가의 첨단시설이다. 정부가 나노기술 집적센터를 구축하고 있어서 다행이긴 하지만 대규모 시설과는 별도로 특성을 공유하는 연구집단들을 위한 중소 규모 공동 장비·시설을 구축해 연구 효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