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상콘텐츠 시장이 부럽기만 하다’
우리나라가 전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할리우드 영화가 기를 못 펴는 곳이 됐음에도 DVD 등 부가판권 시장의 뒷받침이 없어 전체 영상 콘텐츠 시장 발전은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미국 사무소가 최근 발표한 ‘8월 미국 문화산업 동향 보고’에 따르면 상반기 미국 DVD 판매 1위인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은 2억 69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DVD 대여와 VHS 판매를 포함하면 무려 3억 1600만달러(한화 3245억 원)에 이른다.
눈에 띄는 점은 3억1600만 달러라는 매출은 ‘인크레더블’이 극장에서 벌어들인 2억 6100만 달러보다 훨씬 많다는 사실이다. 이는 미국 시장에서 DVD·VHS 등 이른바 부가판권 비중이 큼을 보여준다. 실제로 DVD 20위 안의 상품 중 12개가 박스오피스 매출을 넘어섰다.
반면 우리 상황은 암울하기까지 하다. 지난해 1000만 관객 돌파라는 기염을 토했던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가 극장에서 730억 원 이상을 벌어들인 데 반해 지난해 10월 발매된 DVD는 지금까지 총 20만 장이 팔려 39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그나마 업계에서는 ‘태극기 휘날리며’가 많이 판매된 DVD로 꼽힌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국내 DVD 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 하는 이유는 온라인게임이나 인터넷 등 집에서 할 수 있는 놀이문화가 발달해 있고 그나마 영화를 보려는 사람들도 DVD와 화질과 음질 면에서 차이가 없는 디빅스(DivX) 파일을 공짜로 구해 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영상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DivX 다운로드로 인한 영화산업의 손실액은 500억 원을 넘는다.
DVD 업계는 이같은 현실을 알면서도 별다른 방법 없이 단지 미국을 부러운 눈으로 쳐다볼 수밖에 없는 애처로운 상황에 빠져있다. 또 부가판권 시장을 기대하기 힘들어 극장 수입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현실은 전체 영상 산업 측면에서도 부정적이라는 지적이다.
브에나비스타홈엔터테인먼트코리아의 이용수 이사는 “미국은 전통적으로 부가판권 시장규모가 극장수입의 2배 이상을 유지해왔다”며 “올 해 DVD 시장 성장률이 두 자리에서 한자리로 떨어졌지만 이는 DVD 시장이 성숙기에 들어왔음을 의미하며 부가판권 시장의 위력은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