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한-멕시코 IT 협력 의미

[열린마당]한-멕시코 IT 협력 의미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멕시코·코스타리카 등 중미지역 순방에 맞춰 이들 지역에 대한 IT 외교도 본격적으로 전개되기 시작했다. 중남미는 그간 우리의 관심에서 다소 벗어나 있었으나 많은 인구, 풍부한 부존자원 그리고 보완적인 산업구조 등으로 우리나라와 경제협력의 가능성이 큰 지역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면이 부각되면서 지난 2004년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성사됐으며, 우리 정부는 멕시코와 전략적 경제보완협정(SECA)을 체결하여 한·멕시코 간 교류 확대를 희망하고 있다.

 IT부문에서의 이번 멕시코 순방외교의 핵심은 DMB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방송 분야’ 기술협력에 있다. 멕시코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디지털 전송방식에서 미국식인 ATSC 기술을 채택했다. 따라서 우리가 개발해 온 디지털 방송 기술, 즉 이동성을 제공하는 지상파DMB, 주파수 부족 문제를 해결해 주는 동일채널 중계기(EDOCR) 그리고 디지털 방송의 가치와 효용을 높여 주는 데이터 방송 등 앞선 기술을 곧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이번 방문은 이러한 환경 요인들이 양국의 실질적인 협력으로 연결되는 계기가 됐다. 양국 IT 부처인 우리나라 정보통신부와 멕시코의 통신교통부(SCT) 간에 DMB 등 ‘디지털 방송 분야의 기술협력 협정’이 지난 9일 대통령궁에서 체결됐다.

 본 협정에는 DMB 등 디지털 방송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인력교류, 공동 프로젝트 수행, 지속적인 수행 메커니즘 등 실질적인 협력을 위한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이를 기반으로 8일 오후에 진대제 정통부 장관과 SCT 차관 사이에 진행된 IT 장관회담에서는 실행 프로그램을 통한 공동 프로젝트로 지상파DMB 실험방송에 상호 합의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간 유럽을 중심으로 전개돼 왔던 지상파DMB의 해외 진출 노력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또한 EDOCR와 데이터 방송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모 국내 벤처기업이 멕시코 현지 방송사업자와 이미 협력을 진행중이며, 본 협정서 체결로 민간 차원의 기술협력 사업에 안정적 환경을 제공하고 탄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래로부터의 노력도 전개됐다. 한국의 IT 기술을 소개하는 ICT 콘퍼런스 및 전시회가 9일 멕시코시티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관련 기술을 주도적으로 개발해 온 ETRI를 비롯하여 삼성·LG·큐리텔 등 DMB 단말기 업체, 픽스트리·온타임텍 등 DMB 엔코더 업체 등이 모두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중남미 지역에서 인기가 높은 축구와 멕시코 제1의 민영방송사인 텔레비자의 콘텐츠를 생방송함으로써 현지인들의 높은 관심과 호응을 전략적으로 유도하는 등 홍보 효과를 극대화했다.

 본 행사에는 진 장관을 비롯해 한·멕시코 IT 관계자들, 세계은행·IDB 등 국제기구의 IT 관계자들 350여명이 참가했다. 중남미 지역은 동일한 언어, 역사, 사회 구조 등을 공유하는 하나의 문화공동체로서 ‘라틴 아메리카’로 불린다.

 경제적으로는 북중미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남미는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 중미는 중미공동시장(CACM) 등을 통해 시장 통합화가 진행돼 왔고, 미주자유무역지역(FTAA)을 통해 전 대륙이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돼 가고 있다. 그중 멕시코는 인구 1억여명에 우리나라의 20배에 이르는 국토, 석유를 비롯해 풍부한 지하자원과 관광자원 등에 힘입어 이미 1968년에 올림픽을 유치할 정도의 경제규모를 달성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번 IT 외교를 통해 멕시코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함과 동시에 미주 대륙에 우리의 IT 기술이 진출하는 데 튼튼한 교두보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성과는 정부와 업계, 연구소가 모두 목표를 공유하며 효율적으로 역할을 분담한 결실로 평가된다. 그러므로 어렵게 성취한 양국 간 협력의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고 이를 구체적인 경제적 성과들로 이어가서 양국이 모두 윈윈 하기 위한 각계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정보통신서비스 연구단 변상규 박사 skbyun@et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