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통·방 융합규제 기구 설립 서둘러라

 현재 우리 통신과 방송 업계의 현안이라면 단연 인터넷TV( IPTV) 제도 정비 및 통신과 방송 융합규제기구의 조속한 설립 등이라고 할 수 있다. 통신과 방송의 융합이 시대의 변화라는 점은 누구나 인정하는 것이다. 미루거나 피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그보다는 이런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국부 창출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특히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기술 발전을 현행 법제도가 못 따라가고 있어 통신과 방송의 융합에 대비한 기구나 제도적인 보완을 서둘러야 한다는 점도 모두 공감하는 일이다. 현재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통신과 방송은 다양한 네트워크로 통합되고 있는 추세다. 그동안 음성 전달이 주된 수단이던 통신은 데이터 전송으로 발전하면서 여러 사람이 동시에 접속하는 다자 간 커뮤니케이션 형태로 급속히 바뀌고 있다. 여기에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해 방송도 불특정 다수에 대한 한 방향 서비스가 아니라 양방향 맞춤 서비스로 옮아가고 있다.

 이제는 통신과 방송 간 영역이 모호해져 통합서비스를 통한 부가 사업도 활발해 지고 있다. 이런 변화의 흐름을 우리가 제도적으로 통합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이 일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통신과 방송 정책을 총괄하는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가 통신과 방송의 융합에 따른 규제기구 설립에 대해 논의해 왔으나 여전히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통합기구 설립이라는 원칙에는 공감하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에 들어가면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다. 무엇보다 규제기구 설립에 대한 관련 부처와 기관 간의 기본적인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정통부와 방송위 고위층이 그동안 만나 허심탄회하게 터놓고 대안을 모색했지만 원론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일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진대제 정통부 장관이 IPTV 제도 정비 및 방송·통신 통합규제기구 설립과 관련해 내년 5월까지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고 한다. 이는 정통부가 현 방송위 위원들의 임기인 내년 5월까지는 현행 통신·방송 통합규제 방안에 대해 더는 협의를 진척시키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힌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진 장관은 이날 유승희 의원(열린우리당)의 “정보 미디어 법이나 통신·방송 융합 구조개편이 다음 정권으로 넘어간다는 소문이 있다” 는 질의에 대해 “(이번) 정권이 아니라 최소한 내년 5월까지 이번 방송위 임기 중에는 처리가 어렵다”고 답했다고 한다. 진 장관은 현실적인 사실을 고려해 대답했을 것이다. 이른 시일 안에 융합기구를 설립하고 싶어도 정통부만으로는 불가능한 데다 더욱이 이 문제는 정부 조직개편과 연관되는 일이다. 그러니 이해 당사자로서 단 시일 안에 이 문제를 매듭짓기가 어렵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IPTV 등 신규 통신·방송 융합서비스의 빠른 도입을 위해 통합 규제기구 설립을 최대한 빨리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 이것이 늦어지면 그만큼 각종 서비스가 차질을 빚게 될 것이고 이는 우리 손해다.

 지금 쟁점이 되는 통신·방송 융합 논의의 핵심은 누가 통합의 주체가 되느냐가 아니다. 통신과 방송의 융합을 산업적·경제적 영역과 접목해 새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국가 미래성장동력을 육성하고 국민의 편익을 증진시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한 일이라고 하겠다. 국민은 어떤 형태의 기구개편이 이 같은 정책목표를 효율적으로 구현할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을 갖는다. 산업적인 측면과 사용자 측면 그리고 국부창출이란 점에서 유리하다면 그런 방향으로 규제기구를 설립하면 된다. 이미 일부에서는 통신·방송 융합은 물 건너갔다는 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통신·방송 융합 규제기구 설립은 국가 미래의 큰 그림을 그리는 일이다. 미룰 사안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