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이번에는 나설까?’
정부가 성과 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기업 휴면특허 중소기업 이전사업’에 대해 중소기업 희망 특허를 직접 대기업에 요청하는 방식을 채택하기로 해 어떤 성과를 낳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이 방식에 대해 자신감을 나타내며, 내년부터는 성과 확산의 일환으로 대기업뿐만 아니라 정부 산하 출연연구소와 대학 등을 대상으로 관련 정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산업자원부는 그동안 대기업 보유 특허중 75% 가량이 활용되지 않고 있으며 이중 20% 정도가 중소기업으로 이전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대기업 휴면특허 이전 사업을 펼쳐왔다. 그러나 대기업들이 이전에 따른 혜택 부족 등으로 실제로 성과로 이어지는 사례는 거의 없었다.
◇새로운 방식은=정부가 수동적 자세에서 능동적으로 돌아섰다고 할 수 있다. 기존 방식이 대기업이 휴면특허를 내놓으면 중소기업이 이들 가운데 원하는 특허를 고르는 방식인데 반해 이번에 추진하는 방식은 정부가 수요자인 중소기업이 희망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필요한 특허를 보유한 대기업에 이전을 요청하는 것이다.
산자부는 이를 위해 사업 진행기관인 기술거래소와 공동으로 최근 중소·벤처기업 1000여개사를 대상으로 희망 기술 실태조사 사업을 실시했다. 양 기관은 이들 기술과 관련해 필요한 특허를 변리사 등 전문가를 통해 파악할 예정이다.
기술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휴면특허 이전사업이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가 여러가지 있겠지만 대기업 입장에서 모든 휴면특허를 내놓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었다”며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 출연연·대학도 추진=산자부는 이번 사업의 활성화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산자부 김용래 기술사업화팀장은 “전경련 조사 결과 대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특허 중 20% 가량이 사업변경 등으로 활용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아울러 “이 방법을 추진하는 데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휴면특허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정부산하 출연연과 대학 등을 대상으로 이전사업을 펼친다는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추가 혜택이 활성화 관건=정부의 노력에도 일부 업계와 전문가들은 대기업들의 특허 이전에 따른 혜택이 거의 없기 때문에 여전히 활성화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시각도 많다. 실제로 대기업들은 대·중소협력이라는 취지가 있지만 휴면특허 이전에 따른 비용 부담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파장 등으로 쉽게 나서질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전에 따른 별도의 혜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이번 사업 추진과 관련 올 초 조세특례제한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휴면특허 이전을 연구개발(R&D) 세액공제 대상으로 허용했다. 그러나 대상 가액이 ‘실거래가(시가)’가 아닌 건당 수백만원 수준인 ‘(회계)장부상 가액’으로 정해 실효가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병욱 전경련 산업조사본부장은 “대기업이 특허를 중소기업에 이전하는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 과정에서 정부에서 정책적 지원이 이뤄진다면 사례가 크게 늘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