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가의료정보화 사업에 거는 기대

 정부가 오는 2010년까지 365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국가보건의료정보화 사업을 이달 시작한다. 기대가 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환자 진료에 필요한 정보가 담긴 전자건강기록시스템을 전국에 구축해 의료기관이 공유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국민이 언제 어디서나 안전하게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받게 하자는 것이 이 사업의 핵심이다. 한마디로 유비쿼터스 시대의 건강관리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를 위해 이달 산하에 실무 그룹을 만들어 모든 의료기관이 환자 진료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전자건강기록시스템 구축에 본격 나선다. 실무그룹에서는 세부 로드맵을 작성하고 공공 의료기관의 연구용역 사업을 통한 ISP 작업과 건강 의료정보화의 법제화를 추진한다.

 정부가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추진하는 이 사업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상당하다고 본다.

 첫째는 국민의 질병 예방과 조기 발견 및 치료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이 구축되면 맞춤형 개인건강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건강관리시스템을 활용한다면 직접 병원을 방문해 오랜 시간 기다려 진료받는 일이 줄어든다. 짧은 시간에 자신의 건강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 또 그간의 모든 진료 기록이 한꺼번에 들어 있어 질병의 조기 발견과 예방에 크게 도움이 된다.

 둘째로 국가나 개인이나 엄청난 액수의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이 구축되면 의료기관 간에 임상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 같은 질병에 대해 중복검사를 할 이유가 없다. 이에 따른 시간과 약제비를 줄일 수 있다. 특히 그동안 간혹 사회 문제로 등장해 온 진료비 과다청구나 오류 등을 방지할 수 있다. 의료의 질적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복지부는 이 시스템을 구축해 운용할 경우 지난 2004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의료비 중 약 4조원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000억원 미만의 예산을 투입해 10배인 4조원의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면 엄청난 경제적 이익이 아닐 수 없다. 의료기관 처지에서도 표준화한 전자건강기록시스템이 구축되면 상호연동이 되지 않아 불편했던 부분을 해소할 수 있다. 환자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인한 약물 부작용이나 의료 과오를 줄여 선진국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건강관리시스템 구축 사업은 처음 계획대로 차질없이 추진해야 한다. 그러자면 정부는 무엇보다 이에 소요되는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복지부는 첫 단계로 올해부터 2008년까지 650억원의 예산을 들여 공공 의료기관에 전자건강기록시스템을 구축하고, 또 2007년부터 2010년까지 3000억원을 투입해 대학병원과 공공병원 등에 이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에 소요되는 예산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할 경우 이 사업은 용두사미가 될 수 있다.

 그동안 국가보건의료정보화 사업은 예산의 우선 순위에서 밀려 산발적으로 진행되거나, 아예 계획만 수립하고 실제 추진은 하지 못하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전 국민을 대상으로 처음 하는 이번 전자건강기록 사업은 내실있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6년 후 모든 국민이 전자건강기록을 가질 수 있다.

 이 사업은 일차적으로 모든 공공 의료기관이 건강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표준에 근거를 둔, 상호 운용성이 보장된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또 전자건강기록이 개발되면 이를 민간의료 기관에 무료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자칫 정보를 소홀히 관리하면 개인 건강기록이 질료 이외의 다른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따라서 개인 건강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정보의 보안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