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 박관호(33) 사장. ‘미르의 전설 2’로 중국 게임 시장을 완전 점령하고 ‘중국의 리니지’로 불리는 작품을 개발한 장본인이다. 그는 순수 개발자 출신으로 ‘미르의 전설’을 제작할 때는 직접 프로그래밍을 담당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이제는 자체 개발 뿐 아니라 타 회사에서 개발한 게임도 서비스하는 퍼블리셔 사업에도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서 회사의 CI도 변경했다. 앞으로 다양한 각도에서 힘차게 뻗어 나갈 위메이드의 선장 박 사장을 만나 그의 속내를 들어 봤다.
“이제 위메이드는 달라질 것입니다. CI 발표회에서도 공개했듯이 5개의 작품 가운데 하나는 다른 개발사의 작품입니다. 지금까지 위메이드는 순수하게 개발에만 집중했는데 앞으로는 퍼블리셔의 역할에서 좋은 작품이 있다면 얼마든지 서비스할 생각입니다.”
박 사장은 위메이드의 퍼블리셔 위치를 강조했다. 이번 발표회에서 박 사장은 새로운 CI와 함께 총 5개의 작품을 공개했다. 그 중에서 신생 개발사 노마크에서 개발한 ‘청인’이 포함돼 있다. 나머지 4개 게임은 위메이드 독자 개발이지만 ‘청인’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고 공동 개발과 함께 서비스를 담당할 예정이다. 이러한 위메이드의 변신에 어떤 이유가 있을까?
# 잃어버린 2년 ‘이젠 다를 것’
“하나의 사업에, 그러니까 개발만 해서는 회사가 크게 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이번에 발표한 작품 외에도 현재 기획 중인 게임이 더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위메이드가 공개할 것들이 게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다양한 사업을 펼쳐 나갈 것이고 퍼블리싱은 그 첫번째 시작입니다.”
또 그는 게임에 대한 단순 서비스나 투자보다는 위메이드가 지닌 강점을 접목시키길 원했다. 그동안 특히 중국 시장에서 일궈낸 성과와 여기서 얻은 경험, 노하우, 기술을 개발사와 교류하면서 함께 커 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실 위메이드는 그동안 별다른 신작없이 조용했다. ‘미르의 전설 3’가 마지막 작품이었고 2년이나 소식이 없었다. ‘미르의 전설 3’ 후속작으로 로봇 액션 게임 ‘제노사이드 포스 알비온’을 발표했으나 발표에 그치고 말았다. 클로즈 베타 테스트조차 변변히 하지 못하고 개발이 보류된 상태다. 오히려 게임 외에 액토즈소프트, 샨다와 얽힌 뉴스 메이커로 이슈가 됐지만 그가 바란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 현재 계속 진행되고 있는 몇 가지 소송건에 대해서도 극도로 말을 아꼈다.
“몇 년 동안 개발에 집중하지 못해 신작이 나오지 못했습니다. 2년이라는 시간을 잃어 버렸죠. 앞으로는 일년에 반드시 한 작품 이상을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말씀드린 공개는 오픈 베타 테스트를 의미합니다. 이것은 저와 우리 회사 직원들의 강력한 의지입니다. 이제 달라져야죠.”
앞으로 위메이드는 ‘크림프’ ‘창천’ ‘청인’ ‘프로젝트 산’ ‘프로젝트 네드’ 을 순차적으로 서비스할 계획이다. 자연과 곤충을 소재로 한 ‘크림프’, 삼국지 소재의 ‘창천’과 함께 내년 초 서비스될 예정이다. 독특한 소재와 그래픽이 인상적인 ‘청인’은 2006년 여름방학 시기에 공개하며 나머지 2작품은 2007년 초로 계획돼 있다.
# 군대에서 게임입문 ‘결심’
박 사장이 게임계에 입문하기로 결심한 것은 군대에서 읽은 작은 신문 기사 때문이었다. 그 기사는 ‘단군의 땅’이란 머드 게임에 대한 것이었고 이를 본 박 사장은 온몸의 피가 끓는 느낌을 받았다. 머드 게임을 그래픽으로 구현하면 얼마나 재미있을까라는 생각에 잠을 못 이뤘고 제대하고 게임 회사를 세우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주위에서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고 ‘일부러 신세 망치려고 하냐’는 소리까지 들었다. 그러나 그의 의지는 강했고 주변의 몇몇 지인들과 뜻을 모았다. 그렇게 해서 그가 지인들과 함께 세운 회사가 바로 액토즈소프트다. 거기서 ‘미르의 전설’을 개발했고 다시 위메이드로 독립해 ‘미르의 전설 2’를 완성한 것이다. ‘미르의 전설 2’는 알려진 것처럼 중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며 대성공을 거뒀다.
어떻게 보면 다른 개발사에 비해 비교적 수월하게 성공한 셈이다. 그러나 박 사장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지금 중국 시장에서 성공한 한국 온라인 게임이 몇 개나 있습니까? 많지 않죠? 게임이 양적으로 질적으로 상승했지만 중국에서 성공하기란 힘들죠. ‘미르의 전설 2’ 당시에도 절대 쉽지 않았습니다. 선점 효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일종의 모험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너무 쉽게 성공했다고 보는 경향이 있는데 그건 아닙니다. 중국 시장은 옛날부터 어려웠습니다.”
# 꿈을 주는 게임이 목표
그는 자신이 만드는 게임에 철학을 담아 재미를 선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 사장의 말에 따르면 게임에서의 철학이란, 게임을 플레이하고 나서 느껴지는 ‘그 무엇’이다. 그것은 지식일 수 있고 재미일 수 있으며 시각적인 것도 포함된다고 했다. 게임에 철학을 담고 사람들이 작품 자체를 즐기며 재미있게 플레이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요즘 일부 업체에서 게임포털을 발표하며 여러 개의 작품을 하나로 모으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것은 자신의 스타일과 맞지 않다고 했다. 위메이드도 앞으로 많은 게임이 공개되지만 게임포털은 순수한 느낌보다는 작품을 런칭하기 쉽게 만드는 장치같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가 원하는 것은 오로지 유저들이 게임을 즐겹고 재미있게 플레이하는 모습이었다.
“전 강원도 시골 출신입니다. 매일 농사짓는 것만 보고 자랐죠. 어렸을 때 가장 소중한 경험 중의 하나가 바로 만화영화입니다. 그것을 보면서 미래에 대한 꿈을 많이 가질 수 있었어요. 어른들에게는 하찮은 만화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인생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저도 제가 만드는 게임이 사람들에게 꿈과 재미를 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김성진기자@전자신문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