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APEC:D-3]특별기고-과학기술 국제화 성공전략

[미리보는APEC:D-3]특별기고-과학기술 국제화 성공전략

◆최석식 과학기술부 차관 sschoi@most.go.kr

 지금 세계 각국은 과학기술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가발전과 국민생활에 대한 과학기술의 영향력이 대단히 막대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점점 더 소중해지는 과학기술을 어떻게 확보할 것이냐다. 방법은 두 가지다. 자체 개발하거나 외국으로부터 도입하는 것이다. 그만큼 국제 과학기술협력사업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고, 이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는 절호의 기회다.

 중요한 기술일수록 외국으로부터 사오기가 어려워진다. 엄청나게 비싼 기술료도 문제이지만, 핵심기술은 아예 팔지 않기 때문이다. 첨단기술의 영역에서는 ‘기술과 돈의 거래’보다는 ‘기술과 기술의 거래’가 전형적인 교환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중요한 기술일수록 스스로 개발해야 되는 것이다.

 첨단 과학기술의 자체 개발은 말처럼 쉽지 않다. 성공에 이르는 길이 험난하고, 연구개발비가 천문학적 규모이기 때문이다. 이에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국내에서는 산·학·연·관 협력이고, 국경을 넘어서면 국제협력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전혀 다르지 않다. 국내에 축적되어 있는 질 좋은 과학기술지식의 양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외국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될까.

 최근에는 우리에 대한 외국의 시각이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다. 외국 연구기관을 방문할 때 다가오는 그들의 체온이 많이 따스해졌다. 국제사회에서 적정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느낌이다. 가장 전형적인 사례의 하나가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프로그램 참여다. 미국·일본·중국·러시아·유럽연합 등 세계 5대 열강을 제외하고는 우리가 유일한 회원국이다. 돈만 있다고 회원국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과학기술적 능력도 함께 요구받는다. 우리가 그동안 심혈을 기울인 핵융합실험로(KSTAR)가 있기에 회원국의 지위를 얻을 수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프랑스의 파스퇴르연구소가 우리나라에 연구소를 세운 것도 우리의 수준 높은 정밀화학기술 때문이었다. 콧대 높기로 이름난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캐번디시연구소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협력센터를 연 것도 우리의 우수한 나노기술에 기인했다.

 더 가슴 설레는 국제협력 쾌거는 서울대학교 병원에 개소한 세계배아줄기세포허브다. 그 자리에는 세계 최초로 복제양 돌리를 창조한 영국 로슬린연구소의 윌머트 박사와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선구자인 미국 피츠버그대학의 새튼 교수가 참석했다. 그들은 가끔씩 한국의 황우석 교수를 찾아와서 한국 중심의 국제협력을 협의한다. 세계를 놀라게 한 황 교수의 연구성과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이상의 사례들은 과학기술 국제협력의 성공전략을 제시해주고 있다. 종전과 같은 구걸방식의 국제협력은 실속 없고, 앞선 과학기술에 바탕을 둔 국제협력이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연구개발투자를 늘리고 유능한 과학기술인재를 길러야 한다. 각종 제도를 세계 최상급으로 마련하고 과학기술 친화적인 문화도 조성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과학기술 국제화의 성공전략이기 때문이다. 이번 APEC을 계기로 과학기술 국제화의 새 전기를 마련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