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게임업체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서서히 마무리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계절적으로 최대 비수기인 2분기와 달리 여름방학을 끼고 있는 3분기는 겨울 시즌과 함께 연중 양대 성수기다. 그래서 인지, 전반적으로 게임 업계의 성적표 역시 ‘보통 이상’이다.
그러나, 주 수익 게임의 인기가 꺾인 기업이거나 후속작의 대응이 늦어진 업체들은 다소 부진한 성적을 내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주요 게임업체의 3분기 실적을 테마별로 분석했다.
지난 2분기에 국내 주요 게임업체들이 발표한 실적중에서 가장 눈에띄는 부분이라면 넥슨의 약진과 이에따른 엔씨소프트와의 치열한 선두 다툼이었다. 넥슨이 ‘카트라이더’‘메이플스토리’ 돌풍을 바탕으로 엔씨의 6년 독주에 제동을 걸만한 수준까지 근접하고 만 것이다. “잘 하면 3분기엔 넥슨이 엔씨를 역전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돌았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당장이라도 엔씨를 추월할 것처럼 파죽지세로 치고 올라오던 넥슨이 3분기에 주춤하는 사이 엔씨가 해외 사업의 호조에 힘입어 넥슨과의 격차를 벌리며, 반전 드라마를 만들어낸 것이다. 과거와 달리 게임업계의 실적과 순위가 분기별로 달라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번 4분기엔 또 어떤 이슈가 나올 지 예측 불가능하다.
# ‘대박’ 하나 열 게임 안부럽다
게임 하나로 얼마든지 ‘대박’을 치며 롱런하는게 게임 업종의 대표적인 특성이다. 여러개의 서비스게임이 부진하더라도 제대로된 대박게임 하나만 보유하고 있으면, 나머지 부진을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다는 얘기이다. 이같은 업종 속성은 3분기 주요 업체들의 실적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대표적인 곳이 네오위즈다.
전분기 대비 32.5% 늘어난 275억원의 매출을 올린 네오위즈의 최고 효자는 다름아닌 동접 10만명을 넘는 국민게임 ‘스페셜 포스’다. 서비스 1년 6개월째를 바라보고 있지만, 본격적인 상용화와 매출이 시현된 것은 7월 이후다.
덕분에 네오위즈는 창사 이래 최대 매출과 전년동기 대비 30배가 넘는 영업이익을 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주 수익원 중 하나인 웹보드 게임 부문 역시 167억원의 매출로 순항했다. 최근엔 ‘요구르팅’ 개발사인 자회사 엔틱스소프트를 매각하며, 몸집을 줄여 4분기에도 강한 상승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회원 1300만명, 동접 20만명이 넘는 국민게임 ‘카트라이더’ 개발사 넥슨이 초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바로 ‘대박게임’의 위력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또 농구게임 ‘프리스타일’로 월 30억원 안팍의 매출을 올리며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제이씨엔터테인먼트도 마찬가지다.
# ‘포트폴리오’가 실적 좌우한다
대한민국 대표기업 삼성전자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아마도 ‘반도체’ ‘LCD’ ‘정보통신’ ‘가전’ 등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의 저력 탓일 것이다. 특정 사업이 부진하면 다른 사업으로 이를 만회하며 안정적 성장기조를 유지하는 것. 게임도 이와 비슷해졌다. 다양한 포트폴리오가 실적을 좌우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우선 엔씨소프트를 보자. 작년까지만해도 ‘리니지’ 형제가 주매출원이었지만, 해외 시장에서 ‘시티오브히어로’(COH)와 ‘길드워’가 선전하면서 3분기에 전분기 대비 각각 10%, 34% 증가한 매출 878억원, 영업이익 232억원의 호성적을 냈다. ‘WOW’ 등 경쟁작의 출현과 다양한 무료 게임의 등장으로 정점을 찍은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 부진을 포트폴리오의 다양화로 반전시킨 것이다.
게임업계의 삼성에 비유되는 넥슨 역시 마찬가지. ‘카트라이더’ ‘비앤비’ ‘메이플스토리’ ‘바람의 나라’ 등 넥슨 특유의 다양한 포트폴리오는 불황을 모르는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3분기엔 약 525억원의 매출로 2분기 대비 1∼2%대의 소폭 성장에 그쳤지만, 최고 효자인 ‘카트라이더’가 정점을 지났고, ‘바람의 나라’ 등 클래식게임군이 부분 유료화로 전환한 것을 감안하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한 안정적 성장기조를 유지한 셈이다.
엔씨·넥슨이 게임 자체의 포트폴리오로 빛을 발하고 있다면, NHN은 다양한 사업 부문과 ‘글로벌 포트폴리오’로 호성적을 낸 케이스다. NHN은 지난 3분기에 검색, 게임, 광고, 전자상거래 등 주력 4대 사업부문이 고르게 호조를 보이면서 매출 927억, 영업이익 329억, 순이익 352억원의 사상 최대 분기실적을 냈다.
게임은 23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10.3% 성장했다. 특히 NHN저팬이 3분기에 매출 14억엔, 영업이익 3억9000만엔으로 전분기 대비 각각 16.8%, 1274.1% 증가, 향후 막대한 ‘일본효과’가 기대된다.
# ‘부진의 끝’ 얼마남지 않았다
주요 선발기업들의 호조와 달리 웹젠은 3분기에도 부진을 계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웹젠은 지난 3분기에 66억원의 매출로 전분기 대비 12.4%나 감소하는 부진을 보였다. 감소폭이 다소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각각 50억원과 42억원의 영업 손실 및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적자 전환 이후 3분기 연속 부진의 늪에 허덕이고 있다.
어찌보면 ‘뮤’ 하나에 의존하는 사업 구조상 후속작이 늦어져 생긴 당연한 결과라는 분석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웹젠은 그러나, 조만간 기대작 ‘썬’이 오픈될 예정이고 다양한 후속작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분기를 기점으로 턴어라운드할 것으로 예상된다.
CJ인터넷 역시 3분기보다는 4분기 이후가 기대되는 경우다. CJ는 지난 3분기에 207억원의 매출과 6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전분기 대비 각각 3%, 0.1%의 소폭 증가에 그쳤다. 그러나, CJ는 ‘대항해시대’ ‘건즈온라인’ ‘서든어택’ 등 현재 인기리에 서비스중인 퍼블리싱 게임이 머지않아 본격적으로 수확기로 접어들 것으로 보여 가파한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테오스온라인’ ‘마구마구’‘바닐라캣’등 후속작으로 준비 중인 게임들 역시 만만치않다.
한빛소프트 역시 마찬가지다. 1년 이상 극도의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다가 ‘팡야’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 1분기에 극적인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한빛은 3분기에 매출(110억원)이 전 분기 대비 12.6% 줄어들었다. 그러나 4분기에 히트작 ‘신야구’와 ‘네오스팀’의 상용화가 잇따라 예정돼 있어 다시 강한 상승 커브를 그릴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 여름은 어느해보다도 신작들이 물밀듯이 쏟아져 나왔는데도 불구, 주요 메이저급 게임업체들이 3분기에 비교적 선전했다.”면서 “주요 업체들의 경우 해외 부문의 매출 기여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앞으론 해외 실적이 전체 성적표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를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주요 게임업체 3분기 실적(단위:억원)
업체=매출=전분기대비 성장율=영업이익=특기사항
엔씨소프트=878=10%=232=국내부문 매출은 546억원
네오위즈=275=32%=51=엔틱스소프트 평가손 반영 순손실 46억 기록
CJ인터넷=207=3%=62=게임포털 매출 감소, 퍼블리싱부문은 매출 증가
넥슨=525(추정치)=1.4%=NA=카트라이더 PC방순위 1위서 4위로 추락
NHN(게임부문)=230=10%=NA=중국법인(렌종) 영업손실 지속
한빛소프트=110=-12.6%=10=캐릭터사업 비수기로 매출부진
웹젠=66=-48.4%=50=전년동기대비 매출 48% 감소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