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APEC과 `IT강국`의 미래

[월요논단]APEC과 `IT강국`의 미래

지난 11월 부산에서 열렸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대한민국이 세계 속의 ‘IT강국’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자리였다. 전자회의시스템, 전자태그(RFID) 출입관리시스템 등 행사 진행에도 첨단 IT기술이 적용됐다. IT전시관에서는 와이브로·로봇·e헬스 등 세계적인 우리 IT 기술이 총망라돼 참가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IT전시관을 찾은 정상들이 우리나라 IT기술에 매료돼 전시관에 머무르는 시간이 당초 예정보다 길어져 정상만찬이 늦어졌을 정도다. 각국 정상은 첨단 IT기기를 직접 만져도 보고, 차세대 통신서비스를 체험하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정상들 중에서 부시 미국 대통령은 초고속 휴대 인터넷인 와이브로 시연을 보면서 “대단하다(excellent)”고 감탄사를 연발했다고 한다.

 이번 행사에 새로운 기술이 많이 선보였지만 그중에서도 전 세계 IT업계의 경영자들에게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단연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선보인 와이브로와 DMB였다고 생각한다. 미래 유비쿼터스 시대를 열어 갈 정보통신의 차세대 IT기술인 와이브로는 인류의 생활을 변화시킬 ‘제2의 인터넷 혁명’으로 불릴 만큼 혁신적이기 때문이다.

 와이브로가 상용화되면 고속으로 이동하며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초고속 무선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 이번 APEC 전시관은 관람객들이 와이브로를 실생활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체험관 중심으로 꾸몄었다. 예를 들면 ‘와이브로 로봇’을 통해 미래의 가정을 체험할 수 있고, 자동차로 출근하면서 초고속 인터넷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다. 또 서로 얼굴을 보며 여러 명이 다자간 영상회의를 진행하는 미래의 사무실도 체험할 수 있다. 이렇듯 와이브로는 이전의 어떠한 통신 기술보다도 인류에게 엄청난 생활의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다.

 이번 APEC의 성공으로 와이브로에 대한 전 세계 통신업계의 관심도 뜨거워졌다. 삼성전자는 올해만 해도 미국·영국·일본·브라질·이탈리아 5개국에 와이브로 시범장비를 공급하기로 했으며, 10여개국의 해외 통신사업자들이 삼성 와이브로에 대해 관심을 이미 표명하고 있다. 올해 말이면 와이브로가 국제표준으로도 채택될 예정이어서 와이브로의 세계화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와이브로의 성공은 정보통신연구원과 관계자들의 땀과 노력의 결실이었다. 이들은 APEC 성공을 위해 몇 개월 동안 밤잠도 제대로 못 자고 연구개발에만 몰두했다. APEC 기간 내내 “혹시나 하며” 마음 조렸을 이들이야말로 ‘IT강국의 주인공’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이들에게 이번 와이브로 성공의 모든 영광을 돌리고 싶다.

 이제 우리나라 무역규모가 5000억달러를 넘어 세계 10대 무역강국으로 발돋움했다. 앞으로 우리나라 경제가 1조달러 무역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수출 핵심산업 육성에 국가적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IT산업이 그 중심에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와이브로와 같은 새로운 첨단 IT기술이 가져올 유무형의 경제적 가치는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다. 단기적인 전망만으로도 와이브로는 수만명의 고용창출 효과와 수조원의 수출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IT산업이 와이브로와 같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IT강국’의 위상을 더욱 더 확고히 할 때다.

◆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 ktlee@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