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스크린쿼터 유효성 상실했다 주장 제기

지난 달 26일 정부가 국산영화 의무상영일수를 규정한 스크린쿼터를 50%로 축소키로 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스크린쿼터제를 유지하는 것이 효과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http://www.keri.org)은 1일 내놓은 ‘영화산업의 구조변화와 스크린쿼터의 유효성’을 주제로 한 이슈페이퍼와 ‘한국영화산업 구조변화와 영화산업정책’이라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국산영화의 절반 이상이 극장체인을 가진 대형 영화사들에 의해 투자·배급되는 현재의 상황에서 스크린쿼터는 그 유효성을 상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제작·배급·상영단계의 수직적 결합이 영화산업 성장의 핵심적 고리라고 분석하며 최근 한국영화산업의 괄목할 만한 성장도 수직계열화한 대형영화사를 중심으로 수준높은 영화가 지속적으로 공급될 수 있는 산업구조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최근 제작되는 국산영화의 절반 이상이 극장체인을 가진 대형 영화사들에 의해 투자·배급되고 있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 국산 영화가 외화에 밀려 상영의 기회조차 가질 수 없는 경우가 이제 드물다”며 “따라서 시장원리에 맞지 않으면서 규제로서의 유효성이 떨어진 현재의 스크린쿼터 제도는 축소 또는 폐지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일부의 주장과 달리 스크린쿼터가 영화의 다양성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멀티플렉스의 확산으로 늘어난 스크린 수의 혜택이 독립영화나 예술영화보다는 흥행이 예상되는 일부 영화에 집중적으로 돌아가고 있으므로 스크린쿼터를 통한 영화의 다양성 제고는 이루어지기 힘들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앞으로 우리나라 영화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은 스크린쿼터와 같은 시장에 대한 직접적 통제보다는 영화시장규모의 확대와 영화산업 투자활성화를 위한 산업 하부구조 정비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며 “따라서 대기업의 영화산업을 포함한 문화산업 진출에 잠재적 장애가 될 수 있는 출자규제와 같은 일련의 규제들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에 반발하고 있는 영화인들이 1일 밤부터 본격적인 투쟁에 돌입한다. 이들은 이날 오후 8시 서울 중구 남산동 영화감독협회 시사실에 모여 ‘스크린쿼터 지키기 영화인 대책위’(가칭)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집행부를 구성하고 릴레이 철야농성에 돌입할 예정이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