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DVD]3월 3주

 

△작업의 정석

‘작업의 정석’은 철저하게 손예진의 매력에 모든 것을 기댄 영화다. 남녀간 왜곡된 연애관을 부추기는 것으로 모자라 감정이입이 안 되는 캐릭터에 설득력이 한참이나 떨어지는 억지상황까지 남발하는 이 영화를 끝까지 지켜보게 만드는 큰 힘은 기존 이미지를 파격적으로 깨뜨리는 손예진이다. 예쁜 여자는 뭘 해도 예쁘다는 말은 바로 손예진을 두고 하는 말인가 싶을 정도로 이 영화에서 그녀는 온몸을 바쳐 망가진다. 그녀의 미모는 심히 우려스러운 완성도를 보여주는 영화 속에서도 여전히 매력을 잃지 않는다.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을 다하는 데는 실패한 영화임이 분명하지만 손예진의 팬이라면 모든 것을 제껴두고 볼 가치가 충분하다.

메뉴화면이 손예진의 친필로 쓰여진 DVD는 2.35: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 영상에 DTS, 돌비 디지털 5.1 트랙으로 영화 본편을 수록했다.

△그림형제

시나리오 강좌에서 극찬 받는 원고가 실제 영화로 제작되어 관객 앞에 나섰을 때 반드시 좋은 반응을 얻는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 사실이다. ‘그림 형제: 마르바덴 숲의 전설’도 그런 경우로 보인다.

테리 길리엄 감독의 영화가 항상 그랬듯이 제작 규모상으로는 B+급이고 이야기의 질감은 B급과 A급의 혼합이며 짓궂은 유머는 무등급 감이다. 다만 교양서적을 즐겨 읽는 잘난 척 하는 팬들이 나폴레옹 시대의 유럽 정세와 이성의 시대에 발생한 공포현상이라는 측면에 푹 빠져 침 튀기는 모습을 보는 것이 짜증스러워 이 영화가 그리 즐겁지만은 않을 수 있겠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대할 때 ‘그림 형제: 마르바덴 숲의 전설’은 깊게는 몰라도 전반적으로 남녀노소를 모두 만족시킬 만한 영화다.

체코를 주 촬영지로 해 중세의 성·마을 등을 잡아낸 화면이므로 전체적으로 붉은 색·검은 색·갈색이 지배적이다.

△옹박 2

‘옹박 2’는 옹박에서 보여줬던 장점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데 성공했다. 마을 축제에서의 코끼리 질주 신, 해상 보트 추격 신, 헬리콥터를 이용한 액션 등 일단 스케일 면에서는 몰라보게 커졌다. 액션의 내용 면에서도 여러 배경을 가지고 다채로운 액션을 선보이는데 특히 액션영화에서 보기 드물게 시도된 롱테이크 신이 인상적이다. 아무래도 세밀하게 짜맞춘 액션 신보다는 거칠고 난이도가 낮은 합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한 호흡에 그렇게 긴 액션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은 토니 자와 그의 액션팀의 실력과 팀웍을 증명하는 것이다. 물론 옹박에서의 단점은 여전해서 옹박 2의 스토리는 ‘내 코끼리 내놔’라는 단 한 문장으로 요약 가능한 수준이다. 스토리에 몰입감이 있었다면 누구나 감동받을 만한 명작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었겠지만 단점보다는 장점에 더욱 신경쓴 장르영화의 명작으로서의 가치 또한 충분히 인정받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