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정보시스템(GIS)이란 지상·지표·지하에 분포하고 있는 제반 현황을 지도정보로 컴퓨터에 입력해 가공 처리된 공간정보를 사용자들에게 제공하는 종합 공간정보기술이다.
90년대 초반 우리나라에 소개된 GIS는 시작 당시 정부뿐 아니라 학계에서도 중요 사업으로 인식하지 않았다. 하지만 90년대 중반 대구가스폭발, 성수대교 붕괴 등 대형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그 중요성이 수면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관련 학회, 논문 등이 쏟아졌으며 GIS를 사업화하는 기업도 생겨났다.
1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 GIS산업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후진형 GIS로 시작된 ‘공간정보DB’ 구축사업은 대형 사고 이후 선진형 GIS 수준에 도달했고, 휴대폰 등을 이용한 모바일 GIS 기술 발전 속도도 빠르다. 이런 성장은 지난 1995년부터 2005년까지 진행된 ‘국가 GIS 발전 계획’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텔레매틱스 등의 분야에 약 2조50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했다.
이렇듯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GIS 기본 인프라는 눈부시게 발전했다. 하지만 활용도는 아직 미지수며 실용화를 위한 기반도 여전히 부족한 상태다.
전문 인력 부족도 문제다. 대전GIS전문교육기관에서 GIS 전문가를 양산한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이 인력들은 GIS보다는 단순 IT 분야나 전혀 관계없는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지리정보체계(NGIS) 구축사업도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져 중소기업의 운신 폭이 상대적으로 좁다.
GIS 활용도가 기본 인프라를 받쳐주지 못하는 건 국가 GIS 정책이 ‘인프라를 어떻게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아니라 ‘공간데이터 구축’에만 집중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책 제안은 GIS산업의 육성을 방해했고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업체들의 무분별한 덤핑과 과당경쟁을 낳았다. 국내 GIS 시장의 현주소다.
반면 선진국에서는 GIS 자체가 국가정책의 수단이자 방법으로 사회기반 조성을 주도하는 커다란 정보산업의 핵심체로 인정받고 있다. GIS가 자국 내 국토 개발전략에서 생활공간 활용전략에 이르는 광범위한 영역을 담당해 GIS산업이 여타 정보산업 분야에서 대류를 형성하고 있다.
우리에게도 기회는 있다. 그동안 축적해온 노하우를 총동원해 국가에서 추진중인 ‘유비쿼터스 정책’에 뿌리기반을 제공할 수 있는 GIS 기반 정보시스템을 활용함으로써 공간 정보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수준 높은 국내 사용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u-GIS 기반 지리정보 응용서비스인 내비게이션과 모바일 콘텐츠를 제공해 이를 수출 아이템으로 발전시키는 구상이 필요한 때다.
최근 GIS 분야는 빠르게 진보하고 있다. 3차원 시각화 기법, 고해상도 위성자료 처리기법, 항공레이더와 항공레이저 영상기법 등에 대한 연구가 선진국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런 선진기술을 도입해 우리의 기술로 발전시키는 노력이 중요하다. 또 우리나라보다 GIS 기술력이 낮은 개발도상국에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하며 이를 위해 국제 콘퍼런스 등도 개최할 필요가 있다.
특히 GIS 전문기업 육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3단계 국가GIS사업(2006∼2010년) 중 몇몇 분야는 중소기업이 전담토록 해야 한다. 특히 전체 예산 1조5000억원 중 3분의 2를 차지하는 ‘지형공간 데이터베이스 구축’ 분야는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역할 분담도 중요하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영역을 명확히 하는 ‘분리 입찰제도’를 도입해 고사위기에 빠진 국내 GIS 중소기업을 살려야 한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의 GIS 기술이나 공간DB 구축기술 등 GIS 콘텐츠 지식정보를 보호·육성해야 한다.
이런 제도적 기반이 조성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분쟁도 줄어들고 양극화 현상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중소 GIS 업체와 대기업의 상생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u시티’ 사업 기술 발전에 기여하는 등 향후 유비쿼터스 사업 추진에도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오종우 안산1대학 인터넷상거래과 겸임교수 ohgis03@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