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유선전화 사업에 대한 다른 통신사업자의 공세가 유무선 경계를 넘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연간 6조여원에 달하는 KT의 유선전화 사업은 수익 감소추세가 뚜렷하지만 포화상태인 통신시장에서 그나마 안정적인 매출이 발생하는 부문이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시내외 전화 영토확장을 노린 후발 유무선 사업자들의 공격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공격보다는 방어가 급한 KT 수성 전략이 주목되고 있다.
◇후발사업자, “선후발 격차 없다” = 시내전화 시장은 이미 KT·하나로텔레콤·데이콤 3사 경쟁 체제로 전환된 지 오래다. 그러나 KT가 절대우위다. 지난달 92.9%로 나타난 KT의 점유율이 현실을 말해준다. 이 때문에 하나로텔레콤이나 데이콤은 최근 유선시장을 정조준중이다. 초고속인터넷으로 승부를 겨뤄온 하나로텔레콤은 두루넷 합병 이후부터는 시내전화로 공략 방향을 전환했다. 초고속인터넷보다 시내전화 쪽이 오히려 성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하나로텔레콤은 점유율을 최소한 10∼15%로 높인다는 목표다.
지난해 시내전화 시장에 진출한 데이콤도 올해 무선 와이파이폰(VoIP)을 앞세워 기업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내년부터는 가정 시장으로 영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와이파이폰은 최종 가입자단만 인터넷프로토콜(IP) 기반으로 바뀌는 것으로 기존 유선전화와 비교할 때 통화이득은 별로 없다. 그러나 번호이동제도를 통해 기존 번호를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집 안에서 무선전화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후발사업자들은 “90%가 넘는 선발사업자의 점유율은 왜곡된 시장구조를 보여준다”며 “후발사의 시장 영향력이 좀 더 확대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MM·LM(ML) 확대 이어 ‘기분존’까지 = KT를 난감하게 하는 또 하나의 세력은 이동통신사업자다. 시내전화 사업의 독점 아성이 무너진 결정타는 SK텔레콤을 필두로 한 이동통신 시장의 급성장. 유선에서 유선(LL)으로 오가던 통화량이 유선에서 무선(LM) 또는 무선에서 유선(ML)은 물론이고 아예 무선 간(MM) 통화량이 점차 확대되면서 KT 유선전화사업은 추락을 거듭해왔다. 여기에 LG텔레콤은 가정에서 유선보다 싼 이동통신을 기치로 내건 ‘기분존’을 출시하며 정면 승부를 걸고 나섰다. KT에는 이동통신사업자들의 통화량 증가 전략이 곧 가정 내 유선 통화 감소 전략이나 매한가지인 셈이다. 이 때문에 KT는 이동통신사의 신상품이나 새 요금제에 주목하고 있다.
◇VoIP 및 요금전략 변화에도 주목 =삼성네트웍스와 SK네트웍스 등 VoIP서비스 업체의 약진도 부담스럽다. 이 시장은 아직까지 제도적 제약 때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지만 조만간 유선시장의 근간을 뒤흔들 만한 위력을 가진 서비스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VoIP 시장은 역설적이게도 KT가 주도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아직 뒤척거리는 단계인 VoIP 시장의 개화는 VoIP의 최대 사업자인 KT가 움직일 때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올 연말 이후 KT의 전략이 조금씩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홈네스팟’ 을 출시한 데 이어 연말에는 데이콤 와이파이폰과 동일한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KT가 VoIP 시장 문을 스스로 열 시기를 오는 2008년께로 점쳐왔지만 다른 유무선사업자의 전방위 공략 앞에 그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견해도 내놓고 있다.
물론 KT는 이에 앞서 최소한 유선 시장의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는 장치를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시내외 단일요금제가 대표적인 카드다. 그러나 통신 규제의 정점에 있는 KT의 시내전화 역무를 고려할 때 이런 변화의 큰 축은 결국 정부가 시장을 보는 시각이나 이에 따른 규제 완화 의지에 달려있는만큼 정부 정책의지 역시 주목받고 있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