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린 커뮤닉아시아는 세계 통신·방송(미디어) 융합 시장이 개화 직전임을 알리는 중요한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50여개 국가의 1400여개 통신 및 방송 관련 서비스·제조·솔루션 업체들은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떠오를 세계 미디어 융합 시장을 잡기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다.
◇2006∼2007년, 세계 IPTV 시대 보인다=IPTV 서비스는 전 세계 모든 통신·방송 사업자에 가장 빠르게 성공적인 비즈니스모델에 도달할 수 있는 사업으로 인식됐다. 독일 지멘스(방송장비), 영국 탄버그TV(인코더업체) 등 외국 유명 장비회사의 공통적인 분석은 “IPTV가 도래했다(IPTV has arrived)”는 것이다.
커뮤닉아시아2006에 참가한 시장조사전문기관 프로스트&설리번은 늦어도 2007년 6월 이전, 시장이 개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시아태평양지역 IPTV 가입자는 2005년 100만 가구에 불과했으나 4년 후인 2010년에는 10배인 1000만 가구( 71억명)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전 세계 IPTV 가입자의 30%(50만명)를 차지하고 있는 PCCW는 가입자 확대 단계를 넘어 콘텐츠 확보와 HD급 전송서비스 등 ‘차별화’ 전략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찬타즈킷 PCCW R&D부문 수석부사장은 “IPTV가 통신사업자에는 새로운 기회면서도 방송사업자에는 위기로 인식되는 것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IPTV 사업자들은 기술보다 번들 서비스·페이TV 서비스 등을 소비자에게 강조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많고 소비자들의 기술적응이 빨라 IPTV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최적의 국가”라고 분석했다.
◇지상파 DMB 인지도 높으나 ‘통·방 통합 마케팅’ 절실=방송위원회가 선보인 지상파DMB는 더는 ‘인지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독일·영국에 이어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도 방송위원회에 시험방송을 타진하는 등 지상파DMB(T-DMB)는 아시아 각국에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한국이 원천기술을 확보한 지상파DMB가 본격적으로 세력 확산을 하려면 통신과 방송을 아우르는 ‘통합 마케팅’이 절실한 상황이다. 같은 전시회에 삼성·LG가 지상파DMB와 위성DMB를 출품하고 관련 장비·솔루션 업체도 함께 참가, 세를 과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방송 업계 관계자는 “지상파DMB를 통해 한국의 기술력을 과시하기보다는 무료서비스를 장점으로 세계 각국이 해당 지역에 맞게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시아로 눈을 돌려라”=아세안 국가는 정보통신 산업의 백화점과 같은 지형을 갖고 있다.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 등은 공중전화 같은 통신수단부터 3.5G, 4G 등의 미래 통신수단, 위성통신 등의 특수 통신수단까지 다양한 수요가 기다린다. 경제도 올해 5.5∼8.2% 성장이 예상된다. 한국과 FTA 협상을 기다리고 있을 정도로 아세안 시장은 이미 ‘대기’ 수요가 높다.
싱가포르 정부는 커뮤닉아시아2006에 맞춰 2015년까지 150억싱가포르달러를 투자, 첨단 IT 국가로 재탄생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말레이시아는 IT839 정책을 모방한 IT886 정책을 야심차게 추진중임이 확인됐다.
특히 섬나라라는 특성 때문에 와이파이(무선랜)·모바일와이맥스(와이브로)·FTTH·인터넷전화(VoIP) 등이 아세안 시장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은 정보통신산업협회(KAIT)·코트라의 주도로 약 90개 업체가 한국관을 꾸려 참가, 바이어를 기다렸다. 한국관 규모로는 사상 최대다.
그러나 한국 IT 중소기업의 대아세안 전략은 치밀하지 않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정식 루트보다는 교민·브로커 등에 의존하고 있으나 대부분 비즈니스에 도움이 안 되거나 속는 경우가 다반사다.
KAIT 관계자는 “아세안 국가에서 한국의 신뢰도는 매우 높은 편”이라며 “좀더 치밀한 맞춤형 전략을 갖고 접근하면 침체한 IT 시장의 돌파구가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