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리밍에 이어 모바일 솔루션벤처인 씬멀티미디어가 공정거래위원회에 퀄컴을 제소함에 따라 소프트웨어 끼워팔기 논란이 확산될 조짐이다.
퀄컴이 칩과 연동하는 소프트웨어의 범위가 3D그래픽 처리 등 멀티미디어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 이번에 제기된 동영상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퀄컴의 소프트웨어 연동 정책 자체가 문제화될 전망이다. 본지 4월 26일자 7면 참조
모바일 솔루션업체 씬멀티미디어(대표 데이비드 김)는 2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혐의로 퀄컴을 정식 제소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미 지난 4월 넥스트리밍(대표 임일택)이 같은 이유로 퀄컴을 제소한 데 이은 두 번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4월 퀄컴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했으며 업체의 잇따른 제소 내용을 토대로 독점 혐의에 대해 조사를 진행중이라 향후 심사결과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씬멀티미디어가 퀄컴을 제소한 배경은 넥스트리밍과 유사하다. 우선 퀄컴이 베이스밴드 칩세트 위에서 구동하는 동영상 솔루션인 ‘QTV’을 공급하면서 관련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공개하지 않아 다른 업체들의 시장 진입 자체를 차단하고 있다는 지적했다.
국내 휴대폰 칩세트의 거의 100%을 공급하는 퀄컴이 시장 지배적 위치를 남용, 왜곡된 경쟁구도를 양산한다는 설명이다. 또 ‘QTV’ 솔루션을 구매한 사업자들에게 미디어플레이어 등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소스코드와 함께 무료로 제공하는 것도 부당한 연매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솔루션 업계는 이번 논란이 동영상 소프트웨어에 이어 다른 멀티미디어소프트웨어 분야로 확대될 수 있다는 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퀄컴이 소프트웨어 상품을 꾸준히 늘리는 데다 디지털신호처리(DSP) 기능을 수행하는 ‘QDSP’의 규격을 공개하지 않은채 자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판매하는 폐쇄적 영업 정책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퀄컴이 제공하는 MSM 칩세트는 CDMA 모뎀 역할을 하는 베이스밴드칩과 PC의 CPU처럼 프로그램 연산을 담당하는 ‘ARM’ 프로세서 및 QDSP 등으로 구성된다. ARM프로세서는 응용소프트웨어 구동을 맡고 QDSP는 음원·동영상·3D그래픽 등 멀티미디어 처리를 최적화시키기 위한 코덱이나 프로토콜 등을 담당한다.
문제는 퀄컴이 ARM이나 QDSP에서 구동하는 API을 공개하지 않아 경쟁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진입이 차단된다는 것. 실제 국내 기업들은 바이너리 코드의 함수만 불러올 수 있을 뿐 이를 튜닝할 수 있는 접근권이 없어 차별화된 상품 개발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씬멀티미디어 관계자는 “응용 소프트웨어를 무료 제공해 가격 경쟁을 저해하면서 동영상 분야의 퀄컴 시장 점유율이 100%에 가까워졌다”며 “퀄컴이 API을 공개하지 않으면 향후 다른 멀티미디어 응용소프트웨어 분야도 독점의 폐혜를 입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