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e비즈니스의 내실

[열린마당]e비즈니스의 내실

 우리나라 전자상거래 시장은 지난해 약 14% 성장했으며 그 규모는 356조원에 이르는 등 외형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e비즈니스의 내실과 효율을 기하기 위해서는 많은 부문에서 환경개선과 혁신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전자거래진흥원이 지난해 12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26.1%가 전자적으로 가격·조건협상·입찰·계약·수발주·전표처리와 관련한 업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업종을 막론하고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문서가 전자세금계산서다. 지난해 국내에서 발행된 세금계산서의 15%인 4억건가량이 전자세금계산서로서 유통됐다.

 전자세금계산서는 종이세금계산서 업무처리에 비해 95% 정도의 비용·시간 절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 같은 기준에 비춰볼 때 지난해 전자세금계산서로 절감한 예산은 대략 4000억원에 이르는 셈이다.

 그러나 실제 기업에서는 업무효율 개선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200여종이나 되는 서로 다른 전자세금계산서 방식이 유통되기 때문이다. 이종 세금계산서는 여러 모로 중복업무를 야기한다. 또 호환성이 없기 때문에 중간 변환이나 연계작업이 불가피하다. 이렇게 해서는 전자세금계산서 활용의 본래 취지를 살릴 수 없다.

 이러한 전자거래 환경개선을 위해 진흥원에서는 2004년 KEC 표준전자세금계산서를 제정했으며 지난해 표준전자세금계산서 인증사업을 실시했다. 그 결과 국내 시장의 5%에 해당하는 약 2000만건의 전자세금계산서가 KEC 표준으로 단일화됐다.

 표준 전자세금계산서가 기업 간에 광범위하게 유통된다면 그동안 다양한 전자세금계산서 처리에 필요했던 중복업무를 줄일 수 있고 발행·날인 등 업무 간소화뿐만 아니라 비용절감까지 할 수 있다.

 KEC 표준전자세금계산서는 최신 국제표준(ebXML)을 적용해 데이터가 표준화된 무역·조달·금융·회계 등 각종 업무와 그대로 연결되는 우수한 구조로 설계됐다. 따라서 기업에서 표준전자세금계산서를 도입함으로써 데이터 표준 유통양식이 정착된다면 세금계산서와 관련된 부대업무까지도 원활해져 더 큰 업무 향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진흥원은 또 기업 표준전자세금계산서 보급 확산을 위해 인증사업도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네 차례에 걸쳐 35개 기업, 38종 전자세금계산서서비스를 인증함으로써 업계에서 유통되는 연간 2000만건 이상의 전자세금계산서를 표준방식으로 개선하는 효과를 거뒀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기업에서 종이전자세금계산서를 5년간 보관하는 데 들이는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도록 공인전자문서보관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에서 공인한 보관소를 이용하면 전자세금계산서가 안전하게 보관될 뿐만 아니라 이후 증빙서류로서 법적인 효력도 가지게 된다. 따라서 앞으로 기업 간 표준방식으로 유통된 전자세금계산서 명세가 공인전자문서보관소에 안전하게 보관되고 증빙될 경우 거래투명성이 커져 e비즈니스 거래 효율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지금 표준전자세금계산서 활용은 전체 수요의 5%에 그치고 있다. 이 비율이 크게 확대돼야만 국가나 기업 비용 측면에서 훨씬 더 큰 절감효과와 프로세스 혁신이 가능해질 것이다.

 내실 있는 e비즈니스 거래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을 위해 정부와 공공부문은 기업이 안심하고 사업할 수 있도록 표준화 환경으로 개선·발전시키는 작업이 중요하다. 또 기업은 표준화 환경에서 저비용 고효율 업무수행 능력을 배양하고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해야만 e비즈니스가 외형적인 성장단계를 지나 생산성 향상과 혁신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진정한 동력이 될 수 있다. 정부와 기업 간 상호인식의 공유와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영수 한국전자거래진흥원장 yshan@kiec.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