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배적사업자의 재판매 시장진입 규제법안에 맞서 외롭게 싸우던 KT가 천군만마를 얻었다. 소비자단체, 학계 전문가들이 20일 사업법 공청회에서 일제히 재판매 제한법의 문제를 거론하며 철회를 강력 요청했다. 일부 국회 관계자들까지 KT 논리에 공감하면서 정기국회에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통해 KT 무선 재판매를 규제하려는 정통부도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 NGO·학계 “점유율 규제 말도 안돼”=20일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학계와 시민단체들은 재판매 상한제한을 시장 경쟁을 저해하는 또 다른 규제라며 일제히 반대했다. 1차 토론에 패널로 나선 김원식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판매 상한을 2G 가입자의 10% 이내로 제한해선 재판매사업자들이 사업할 수 있는 수익구조가 나오지 않는다”면서 “이는 수평적 규제체계로 간다는 취지와도 맞지 않는 또 다른 규제로 재판매 사업의 활성화를 막는 조치”라고 말했다. 이내찬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지배적 사업자의 횡포가 있을 때 사후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위원은 “시장 점유율이 높다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라며 “재판매 요율 규제를 한다는 것은 요금인가제와 같은 소매규제와 같이 경쟁을 막는 요소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고 거들었다. YMCA 김종남 간사는 “재판매 규제를 2G 시장으로 제한한 것이 정당한지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몇 년 이내 무선통신 시장이 3G로 가는데 3G사업자에 대해 재판매 의무화를 하지 않은 것은 기득권을 보장해주는 것과 다름없다는 설명이다.
◇ 고군분투 KT 천군만마 얻어=공청회만 놓고 보면 재판매 제한법을 둘러싼 경쟁구도가 반전됐다. KT는 그간 정통부는 물론 반KT 편에 서있는 타 사업자들과 대립각을 세우며 외롭게 싸움을 벌여왔으나 학계와 NGO 등 외부세력의 지지를 얻은 만큼 주장에 큰 힘이 실리게 됐다. KT의 한 관계자는 “통신판 내부에서 보면 재판매 제한법의 문제가 잘 안드러나는지 몰라도 소비자나 제3자 시각에서보면 문제점이 많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라며 고무됐다.
KT는 사업법 개정안 입법예고가 22일 종료되고 공정위·규개위·법제처 심사 등의 절차가 남은 만큼 소비자 선택권과 경쟁 제한성이라는 명분으로 최대한 막아보겠다는 입장이다. KT는 최근 ‘이통시장의 경쟁 활성화와 무선재판매-KT무선재판매사업의 후생증진효과’라는 보고서까지 내면서 반격 수위도 높였다. 김영산 한양대 교수 등 3명이 작성한 이 보고서는 KT의 유선시장 지배력은 점점 줄어들고 있을 뿐만아니라 정책 규제때문에 무선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내용이다. 지배력전이로 무선사업에 진입해서는 안된다는 기존 논리를 반박하는 근거 자료인 셈이다. 특히 당초 21일 발표키로 했던 통신위의 KT 무선 재판매 관련 심결이 또다시 내달로 연기된 것도 이 같은 변화된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조인혜·황지혜기자@전자신문, ihcho·got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