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세메스 대표 장비주자는 누구?

  ‘내실의 주성이냐, 덩치의 세메스냐.’

국내 대표 장비업체 타이틀을 놓고 주성엔지니어링(주성)과 세메스의 기싸움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두 회사는 올해 각각 매출액 2000억원과 3000억원을 처음 돌파하며 신기록을 갈아치울 태세다.

세메스는 일단 매출에서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 하지만 성장 잠재력을 가늠하는 수출이나 영업이익률에서는 주성이 한 수 위다. 2010년 이후 나란히 매출 1조원대 글로벌 장비업체를 목표로 세운 두 회사의 지존경쟁은 향후 3년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덩치는 세메스=세메스는 지난 11월까지 올 누적매출액이 2800억원을 넘어섰다. 삼성전자의 7·8세대 증설투자에 따른 수주액을 합치면 이변이 없는 한 3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장비업체 가운데 설비 매출을 제외한 순수 장비 매출로 3000억원 고지를 밟은 업체는 단 한 곳도 없다.

주성도 올해 처음으로 매출 2000억원 능선을 넘지만, 세메스보다 1000억원 가량 뒤진다. 세메스는 3000억원 돌파 여세를 몰아 향후 2010년에는 1조원대 매출에도 도전한다는 각오다. 매출 1조원은 세계 1위 반도체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의 연간 매출 8조5000억원대와 비교하면 여전히 적지만, 세계 1위 LCD 장비업체 알박의 7000억∼8000억원대 연간 매출과는 한번 겨뤄볼 수 있는 규모다. 세메스는 이를 위해 지난 달 천안에 총 면적 9만1710㎡의 국내 최대 장비공장을 준공하고 기세를 한껏 올리고 있다.

◇내실은 주성=하지만 주성은 올 3분기까지 16%의 영업이익률로 8%대의 세메스를 배 이상 앞질렀다. 글로벌 기업으로서 성장 잠재력을 따지는 수출비중에서도 주성은 50%에 육박한 반면에 세메스는 5%도 되지 않는다.

이같은 비결은 주성의 주력 품목이 고부가가치의 전공정 핵심장비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주성은 반도체·LCD 증착장비에, 세메스는 박리·세정장비에 각각 주력하고 있다. 증착장비의 경우 기술력을 확보한 기업이 손으로 꼽을 정도인데 반해 세정장비는 한국과 일본에서 10여개 업체가 치열하게 경쟁해 수익률이 떨어지는 추세다.

특히 주성은 원자층증착장비(ALD) 분야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해 대만은 물론 미국이나 유럽 반도체업체와도 거래하며 글로벌 비즈니스를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 계열사인 세메스는 세계 최대 반도체·LCD업체로부터 안정적인 매출을 보장받지만, 확장성에서는 상대적으로 뒤처진 셈이다.

◇비밀병기 격돌=두 회사의 진검승부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후광효과를 업은 세메스는 주성의 아성인 반도체 증착장비 개발과 해외 시장공략에도 가속페달을 밟을 방침이다. 주성도 이에 맞서 태양전지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한편 인도, 동남아 신시장 개척을 본격화할 태세다. 두 회사는 현재 공교롭게도 4세대 이상 대면적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증착장비도 나란히 개발중이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일정정도 거리를 둔 양사의 주력제품과 시장이 겹쳐지면서 신경전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목표로 내세운 1조원 매출 고지에 누가 먼저 오를 지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