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DS검사 장비 조달 입찰` 특정기업 밀어주기 의혹

 병무청이 연인원 30만 명의 신병 AIDS 검사 용도로 자동화학면역분석기를 외자 조달하는 과정에서 특정 외국 기업의 규격을 입찰제안서에 명문화해 불필요한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9일 업계 및 정부 기관에 따르면 조달청이 지난 5일 자동화학면역분석기 5대(20만7692달러) 조달 입찰을 일반 경쟁 형태로 공고했으나 정작 입찰 규격서에는 단일 규격(스펙)을 표기했다. 자동화학면역분석기의 스펙 중 핵심인 시험방법(Test Principle)으로 외국 R사 특허인 ‘전기화학발광법’을 규정했다. 정부 외자 조달 방법이 사실상 수의 계약 형태라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애보트·지멘스 등의 자동화학면역 분석기 국내 공급 기업은 공개 입찰 경쟁에 위반된다며 소요 제기 기관인 병무청측에 거세게 반발했다. 화학발광법 등의 시험방법을 이용한 분석 장비는 스펙 아웃에 해당, 입찰 참여 기회를 상실할 뿐 더러 전기화학발광법은 R사 제품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병무청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시행령 특례규정’을 준용, 스펙을 단일 규격으로 작성했다고 해명했지만 앞뒤가 맞지 않는다. 특례규정(제 2조 및 23조)을 살펴보면 제품 호환성 차원에서 특정 제품(단일 규격)을 구매하기 위해선 조달방법을 ‘수의계약’ 혹은 ‘지명경쟁입찰’ 등의 계약 형식을 취해야 한다. 이번 입찰 건은 ‘일반 경쟁’ 계약 형태다.

대전충남지방병무청 징병검사과 관계자는 “신병의 AIDS 검사를 위해 ’06년 공개 입찰을 거쳐 R사 장비 1대를 구매, 서울병무청이 운영 중에 있다”며 “장비를 12곳 지방 병무청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기존 장비와 호환성·사용자 편의성 등을 고려, 단일 규격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대전조달청 관계자는 “외자구매의 경우 정확한 시장조사가 힘들어 공통 규격을 제안서에 담기 어렵다”며 “비록 단일 규격으로 작성했으나 참여 기업들이 입찰 규격 이상의 성능 제품을 제시하면 병무청도 평가시 구매를 적극 검토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한국애보트 관계자는 “기본 규격을 ‘전기화학발광법’으로 정하면 타사 제품이 검사속도 등의 측면에서 우수해도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며 “특히 공공 기관이 특정 기업에 종속되고 단독 입찰에 따른 국고 낭비도 예상된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또 “기존 R사 간염검사 장비와 호환성 탓에 병무청이 R사 규격을 고집하지만 간염검사장비는 2년 내 노후화로 폐기된다”며 “2년 후 간염검사 장비 재입찰시 지금 구매한 R사 제품과 호환성을 이유로 R사 검사장비를 또 구매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수민기자 sm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