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전시제품 "싼게 아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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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주부 안모씨(39·서울 동작구 상도동)는 신문 사이에 끼어 있는 롯데백화점 크리스마스 사은대축제 전단지에 김치냉장고 진열제품 한정판매라는 문구에 눈길이 쏠렸다. 몇년 전 구입한 김치냉장고가 고장이 나서 구입하려는 찰나였다. 하지만 평소 전자제품을 구입하기 전 인터넷과 전자전문점을 방문해 가격 비교를 즐겨했던 박씨는 허탈한 마음을 금치 못했다. 전시된 제품이 전자전문점과 비교해 최고 31만원이 비쌌기 때문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연말연시 백화점들이 사은행사를 진행하면서 전시된 가전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전자전문점이나 온라인몰에서 판매되는 동일 모델, 동일 사양의 정상 제품에 비해서도 최고 20% 이상이 더 비싸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크리스마스 사은행사를 진행하면서 진열된 제품을 최고 5% 이상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위니아만도 김치냉장고 딤채(DDG-209DN)의 진열상품을 오는 18일까지 163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은 실제 판매가가 170만원인데 약 5% 정도 할인해 제공한다는 것이다.

 또 LG전자의 김치냉장고(R-D319PFLW/310ℓ)와 세탁기(FR1003WC/10㎏) 전시상품을 각각 165만8000원과 68만4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전시제품 할인 판매가는 전자전문점인 전자랜드의 정상 제품과 비교해 최고 20%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위니아만도 김치냉장고 딤채(DDG-209DN)의 경우 전자랜드에서는 132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는 롯데백화점과 비교하면 무려 31만원이 높은 가격이다. LG전자 김치냉장고와 세탁기도 각각 162만원과 62만원에 팔리고 있어 롯데백화점 전단지와도 최대 6만원 가량이 저렴하다.

 또 LG전자 세탁기와 김치냉장고도 옥션과 11번가에서는 각각 54만원과 56만1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김치냉장고 딤채 역시 옥션에서는 최고가로 155만원에, 11번가에서는 159만6000원에 판매 중이다.

 오프라인 매장 특성상 창고 비용·인건비 등 온라인에 요구되지 않는 비용이 포함됐다고 하더라고 적게는 4만원에서 많게는 14만원이 더 비싸다.

 이에 대해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판매직원은 “전자전문점과 온라인에서의 유통업체가 달라 모델명이 동일하더라도 가격이 차이가 날 수 있다”며 “특히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보상 여부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롯데카드로 결제하면 이 금액에서 약 7%가량을 더 할인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 심리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유통업체들이 전단지를 이용해 고객의 방문을 유도하고 있지만 유통업태 별로 상품이나 가격·서비스 등의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꼼꼼히 확인하고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