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플랫폼톡] AI의 전장이 끊임없이 확대되고 있다

구름 빅밸류 대표
구름 빅밸류 대표

2026년 본격적인 인공지능(AI) 전쟁이 시작됐다. 전선(戰線)은 한 곳에 머물지 않는다. AI의 전장은 끊임없이, 사방으로 확대되고 있다.

첫 번째 전선은 기술이다. 거대언어모델(LLM)의 성능은 빠르게 상향 평준화돼, 최신 버전이 나와도 예전만큼 시장이 들썩이지 않는다. 대신 모델 자체와 학습 방식이 여러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시각·언어·행동을 잇는 시각언어행동(VLA) 모델이 AI를 현실의 물리세계로 끌어내고, 실시간 음성 인식 기술은 사람과 끊김 없이 대화하는 음성 에이전트를 가능하게 했으며, 신약·소재·수학 같은 과학 연구 영역으로도 빠르게 번지고 있다. 가르치는 방식도 바뀌어, 에이전트의 수행 과정을 단계별로 기록한 궤적(trajectory) 데이터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두 번째 전선은 활용이다. 개발자용으로 출발한 코드 생성 도구는 이제 일반인과 기획자가 개발자 없이도 직접 시스템을 만드는 시대를 열고 있다. 앤트로픽의 클로드코드, 오픈AI의 코덱스, 구글의 안티그래비티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코드 생성 과정에서 크고 작은 오류도 이어지면서 모델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잡아 주는 안전장치인 '하네스 엔지니어링'도 개발자 커뮤니티의 화두로 떠올랐다.

이미지·디자인 시장도 같은 전선이다. 앤트로픽이 4월 내놓은 클로드 디자인은 프롬프트만으로 시안과 시제품, 발표 자료를 만들어 내며 출시 당일 피그마 주가를 7% 끌어내렸고, 피그마도 디자인을 곧바로 작동 코드로 바꿔 주는 기능으로 맞불을 놓았다.

세 번째 전선은 일하는 방식이다. 변화는 새로 생겨나는 스타트업에서 또렷하게 드러난다. 이스라엘 개발자 마오르 슐로모가 혼자 만든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서비스 베이스44는 출시 6개월 만인 지난해 직원 8명에 외부 투자 없이 위(Wix)에 현금 8000만달러에 팔렸다. 창업자는 지난 석 달간 코드를 단 한 줄도 직접 쓰지 않았고, 자신이 한 일은 코드를 짜는 AI들을 관리한 것뿐이라고 했다.

기존 기업 안에서도 같은 변화가 인력 재편으로 나타난다. 메타는 AI 인프라 투자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약 8000명의 인력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연봉 50만달러를 받는 엔지니어가 최소 25만달러어치의 토큰을 쓰지 않으면 깊이 우려스러울 것이라고 했고, 메타의 기술책임자는 자사 최고 엔지니어가 자기 연봉만큼의 토큰을 쓰지만 그 대가로 5~10배 더 생산적이라고 밝혔다. 우버는 올해 클로드코드·커서 같은 AI 도구에 책정한 연간 예산을 4개월 만에 모두 소진했다. 미국 빅테크에서는 직원이 소비한 토큰량을 성과 평가에 연동하는 '토큰맥싱'이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노동을 연산으로 대체하고, 일의 성과를 인원이 아니라 토큰으로 헤아리기 시작한 것이다.

네 번째 전선은 자본 시장이다. 스페이스X는 5월 상장 신청서(S-1)를 공개하고 1조달러가 넘는 가치로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예고했다. 오픈AI는 8520억달러 가치로 상장을 준비 중이고, 앤트로픽은 연 환산 매출이 지난해 말 90억달러에서 올해 4월 300억달러로 불어나며 약 3500억달러 가치로 10월 상장설이 거론된다. 세 회사가 시장에 풀어낼 물량만 3조달러 안팎에 이른다.

빅밸류가 다루는 데이터 수요도 AI 사용성의 확대와 에이전트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많은 고객사가 데이터를 'AI 레디' 형태로 요구하고 있고, 이제는 사람이 아니라 AI가 더 구체적이고 까다로운 고성능 데이터를 직접 요구하기 시작했다. 빅밸류 역시 에이전트 전용 채널과 에이전트 조직을 갖추며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지난해가 AI라는 차로 거칠게 드리프트하던 해였다면, 올해부터는 여러 갈래로 나뉜 도로 위에서 누가 더 빠르게, 더 먼저 달려 나가느냐를 겨루는 진검 속도 경쟁의 시작이다. 전장은 앞으로도 계속 넓어질 것이다.

구름 빅밸류 대표 kloud8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