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북 수익성도 `초미니` 제품 팔수록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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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에이서는 ‘넷북’ 사업을 점차 줄여 나가고 있다. 대신에 스마트폰, 퀄컴 칩을 사용한 ‘스마트북’ 사업 비중을 크게 높이기로 내부 방침을 확정했다. 에이서는 아수스와 함께 넷북 시장에 가장 공격적으로 나선 업체. 전세계 PC시장은 HP· 델이 주도하지만 넷북만큼은 에이서와 아수스가 ‘선두 다툼’을 벌일 정도로 공을 들여 왔다. 에이서가 갑작스럽게 방향을 선회한 배경이 풀렸다. 바로 ‘수익성’ 때문이었다.

 넷북 수익성이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가격을 무기로 노트북 시장에 활력소를 제공했지만 정작 수익성 면에서는 기대 이하라는 소문이 현실로 드러났다.

 실제로 올해 PC 시장 최대 화두는 넷북이었다. 올 1분기에만 전 세계에서 600만대 이상이 팔리며 전체 노트북 시장의 20% 이상을 잠식했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경기 침체에도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였다. IDC에 따르면 올 상반기 5만8796대가 팔려 지난해 하반기 2만7395대보다 114% 늘었다. 삼성과 LG전자를 시작으로 대부분의 업체가 넷북 시장에 뛰어들었다. 삼성은 유럽에서 단일 제품으로 처음으로 ‘밀리언 셀러’라는 진기록을 세우는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빛 좋은 개살구’임이 드러났다. 팔면 팔수록 손해 보는 품목이었다. 디스플레이서치는 넷북이 전체 시장을 키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익률을 면에서는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고 분석했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체 노트북 PC 시장은 264억 달러로 분기 대비 10% 올랐지만 전년대비 5% 감소했다. 특히 넷북은 전 분기 대비 37%, 전년 대비 264% 올랐다. 수익률을 알 수 있는 대당 평균 가격은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넷북 평균 판매 가격은 전년 대비 30%나 하락했다. 전체 노트북 가격도 덩달아 10% 하락했다. 그만큼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셈이다. 디스플레이서치 측은 “노트북업체 뿐 아니라 통신사업자까지 나서 넷북 보급에 나서면서 시장 규모를 키우는 데 성공했지만 정작 수익성에는 악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어 내년에도 수직 상승하는 넷북이 전체 시장의 21.5%대까지 치솟게 되지만 이에 따른 예상 판매 이익률은 매우 저조한 10.9%대에 머물 것으로 내다 봤다.

이 때문에 주요 노트북 업체는 속속 노트북 사업의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에이서가 이미 넷북에서 점차 발을 빼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도 내년 초 퀄컴 ‘스냅 드래곤’ 칩을 탑재한 ‘스마트 북’을 내놓고 새로운 수요 창출에 나선다. 스마트 북은 스마트폰과 넷북 합성어로 인터넷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살리면서 기존 노트북에서 불가능한 강력한 이동성과 스마트폰이 가지지 못한 물리적인 편리함을 동시에 제공해준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