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광다이오드(LED) 시장 성장을 견인해오던 LCD 시장이 최근 조정기에 접어들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LED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특히 대만 1·2위 LCD 업체인 치메이이노룩스(CMI)·AU옵토일렉트로닉스(AUO)는 물론 세계 2위 LG디스플레이까지 감산 계획을 발표하자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LED업계는 공급과잉은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기초 원자재인 사파이어 잉곳 수급이 불안정한 탓에 LED 업체의 설비투자 분만큼 출하량이 급격히 늘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MOCVD 증설이 공급 과잉 야기”=증권가에서 하반기 이후 공급과잉을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는 LED 전공정 핵심 장비인 유기금속화학증착장비(MOCVD) 신규 설치량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양대 MOCVD 회사인 독일 엑시트론과 미국 비코는 지난해 약 150여대의 MOCVD를 LED 업체에 공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두 회사 모두 생산능력을 확대해 올해 380여 대의 장비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대비 두 배 이상 폭증한 수준이다.
MOCVD 설치 대수로만 환산한 업계 생산량 증가 효과는 3배를 넘는다. 더욱이 최근 LCD 업체들이 원가절감을 이유로 TV 1대당 사용되는 LED 패키지 수를 줄이고 있는 추세여서 실제 LED패키지가 남아돈다는 계산이 나온다. MOCVD 설치 대수 증가, TV당 LED패키지 사용량 감소가 하반기 LED 공급과잉이 도래할 것으로 보는 주된 이유다.
◇“원재료 수급불안, LED 공급과잉 기우에 불과”=이처럼 설비투자에 근거한 LED 출하량 산출이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LED 업체들이 MOCVD를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지만 정작 LED 원천 소재가 되는 사파이어 잉곳 공급은 원활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정훈 서울반도체 사장은 지난달 열린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LED 공급과잉 주장은 원재료 수급에 대한 고려 없이 단순히 설비투자 추이만을 근거로 예측한 것”이라며 “현장에서는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원재료 수급능력이 부족한 대만지역 일부 LED 업체들의 경우 MOCVD를 설치해놓고도 사파이어 잉곳·웨이퍼가 없어 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 세계 사파이어 잉곳 생산량의 절반을 담당하는 미국 루비콘과 모노크리스털은 LED 시장이 활성화되기 전인 지난 2008년 극심한 공급 과잉을 경험한 탓에 공격적인 설비투자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두 회사 모두 15~30% 정도의 소규모 설비 투자를 진행 중이지만 본격 양산되는 시기는 빨라야 연말쯤으로 점쳐진다.
한 사파이어 웨이퍼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사파이어 잉곳은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공급부족 현상이 심각하다”며 “지난해처럼 단순히 MOCVD만 설치한다고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LCD 감산 역시 노트북과 일부 저가 LCD에 집중되고 LED TV는 계속 생산을 늘리는 추세여서 TV당 LED 패키지 감소는 LED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조영덕 삼성전자 LCD사업부 상무는 “현재 30% 수준인 LED TV 비중을 연말에는 6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