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업전문대가 무너진다]<중>최소 기술 인력 양성, 정부가 책임져야

대학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다. 공업 전문대학 역시 예외일 수 없다. 체질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 그러나 단순 기능직은 외부 인력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 중견급 기술 인력의 안정적인 육성은 국가 차원에서 지원,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선진국은 직업교육 공공성을 감안해 대부분 공립대학이나 교육기관이 기술 인력 양성을 책임진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우리나라는 사립 2년제 전문대학이 등록금에 전적으로 의존해 기술 인력을 키워내고 있다.

이 같은 어려움은 그대로 현실이 된다. 대학 구조조정 소용돌이 속에서 과거 35개에 달했던 국립 전문대학은 현재 한국철도대, 한국재활복지대 등 2곳만 남았고 그나마 일반대학과의 통합이 추진 중이다. 총정원이 정해져있는 전문대학 내에 간호학과, 복지학과, 보험학과, 미용학과 등 인기학과가 대거 신설된 사이, 이공계열은 조금씩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이공계 학과의 경우 갈수록 첨단화하는 기술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실습 등에 필요한 설비 투자비도 만만치 않아 재정 지원은 물론이고 기업들의 협력도 요구된다. 하지만 전문대에 투자하는 기업들은 극소수다.

이승근 전문대학교육협의회 기획조정실장은 “현장 중심의 기술 인력 육성을 위해서는 전문대학 교육 과정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실습 교육 등에 정부 지원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현재 전문대학은 전체 고등교육기관 인력이 40%를 담당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정책 지원은 교육과학기술부 평생직업교육국 내 전문대학정책과 한 곳이 전담한다. 일반대학 정책에 관여하는 담당 부서가 학술연구정책실 아래 9개과에 달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정부가 올해부터 전문대학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지원하기 위해 첫 시행하는 `대학 대표 브랜드 사업`의 경우 이공계열 학과가 대표 브랜드로 육성되기에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전문대 이공계열 학과의 한 교수는 “대표 브랜드 학과 선정 기준이 기존에 학교가 신청학과에 대한 육성책을 펼쳤느냐와 입학, 취업경쟁률 등이다”며 “이 기준에 따르면 공업계열이 브랜드 학과로 선정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대표 브랜드 학과가 그나마 전문대학 특성화 지원을 위한 정책인 만큼 순차적으로 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요구도 높지만 예산 증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준 교과부 전문대학정책과장은 “지난해와 올해 전문대학 예산 규모가 비슷하고 최근 윤곽이 잡힌 내년 예산의 경우도, 브랜드학과 사업을 포함해 예산 증액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