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1등 LG’를 위해 ‘속도 경영’을 선택했다. 지난 10월 LG전자 사령탑으로 새로 부임한 구 부회장은 스피드·슬림화·책임경영 3대 키워드를 골자로 첫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관련기사 3면
30일 LG전자는 5개 사업본부를 4개로 줄이고 본사 조직을 대폭 슬림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조직 개편을 앞당겨 발표했다. 지역본부 역할도 크게 줄여 사업부별 책임경영에 방점을 찍었다. 기존 남용 부회장 체제에서 고수했던 사업본부, 해외본부, 본사조직 등 중첩형 구조를 CEO, 사업본부, 지역대표로 이어지는 일괄 지휘체계로 전환, ‘구본준 스타일’을 드러냈다.
이는 사상 최악의 실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빠른 의사 결정 체제와 실행력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의사결정 체계 혼선을 대폭 줄이고 핵심 사업에 집중하면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먼저 사업본부는 5개에서 기업거래(B2B)사업을 전담했던 비즈니스솔루션(BS) 사업본부를 폐지해 홈엔터테인먼트(HE),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홈어플라이언스(HA), 에어컨(AC)과 에너지를 합친 에어컨에너지솔루션(AE) 4개 사업본부 체제로 재편했다.
사업본부에 속해 있지만 업무 유관성이 낮은 사업군은 독립 사업부로 탈바꿈했다. HE본부 디지털스토리지(DS)사업부, MC본부 PC사업부, BS본부 카 사업부를 CEO 직속으로 편제를 바꿨다.
해외 조직도 대폭 손질했다. 지역본부는 지역대표로 명칭을 바꿔 전사 중심의 조직으로 단순화했다. 각 사업본부와 지역본부별로 흩어져 있던 의사결정 구조를 사업부 완결형 체제로 바꾸었다. 해외 마케팅 조직을 강화하고 미국·브라질·중국·러시아 등 주요 법인은 HE·HA사업본부와 유기적으로 연결했다. 단 아시아 지역본부에서 서남아를 분리해 서남아 지역대표를 새로 신설했다.
본사 조직은 슬림화했다. CEO 직속으로 2개 경영혁신 조직을 신설하고 C레벨 직책을 통폐합했다. 경영 혁신부문을 신설해 품질, 식스시그마, 서비스, 구매 등을 맡겼으며 글로벌 마케팅 담당은 글로벌 마케팅 부문으로 명칭을 바꾸고 LG브랜드 제고, 해외법인 판매역량 강화, 공급망관리(SCM), 물류 등을 맡겼다.
외국인 임원이 맡아왔던 직무를 통합 혹은 축소, 폐지하면서 남용 부회장이 만들었던 ‘외국인 경영’을 사실상 포기했다. 인사 전략을 총괄하는 최고인사책임자(CHO)에 강돈형 전무를 선임해 외국인 임원 피터 스티클러가 공식 퇴진했다. 구매 조직을 책임지던 토머스 린튼 최고구매책임자(CPO)가 퇴진하고, 공급망관리(SCM)가 글로벌 마케팅부문에서 맡게 돼 디디에 셰네브 CSCO(최고공급망책임자)도 사실상 물러났다. 이 밖에 소프트웨어 개발센터, 사용자경험(UX) 혁신 디자인연구소를 신설하는 등 스마트 시대에 대비해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