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근거리무선통신(NFC) 모바일결제 규격으로 국내용과 해외용 한 가지씩을 채택하기로 했다. 모바일신용카드(스마트카드) 이용 고객의 선택권 확대와 카드사, 모바일결제 관련 업계의 혼란 축소 및 개발비 절감 등을 고려한 취지다.
3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최근 그랜드 NFC 코리아 얼라이언스(NFC협의체)를 출범한 방통위는 모바일 결제규격과 관련, 이 같은 방향을 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방통위는 NFC협의체와 공동으로 2015년까지 스마트카드 결제 인프라(결제기)를 전체의 70%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홍진배 방통위 인터넷정책과장은 “스마트카드가 우리나라에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외국인도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규격과 한국 로컬(내수) 규격 두 가지를 적용하려고 한다. 카드와 동글(결제기)에 두 가지 규격을 모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용자가 로컬 규격을 선택할 경우 카드 연회비가 낮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플라스틱 카드의 국내용 연회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과 동일한 것이다. 고객이 두 개의 스마트카드를 사용하는 경우에 사전 설정을 통해 최우선 적용 카드를 지정할 수 있다.
국내용 규격으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비씨카드가 정부 지원사업으로 공동 개발하는 안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전업계 카드사 가운데 자체 모바일결제 규격을 개발 중인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외 규격으로는 비자·마스터·아멕스카드 등 글로벌 브랜드 카드사가 각각 개발했거나 개발 중이다. 정부는 해외 브랜드의 규격 중 하나만을 선택하는 것보다는 이들 규격을 모두 인식할 수 있는 모바일결제 해외규격 통일안을 개발할 것으로 풀이된다.
방통위의 이 같은 방침은 NFC협의체에서 구체적으로 논의하게 되며, 업계에서는 환영하는 입장이어서 무리 없이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표준화되지 않으면 카드사별로 휴대폰에 카드를 다운로드하는 발급시스템을 모두 개발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면서 “표준화를 통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현재 국내 스마트카드 시장의 90% 안팎을 점유 중인 하나SK카드는 비자카드 규격을 채택 중이다.
한편, 방통위의 이 같은 접근법은 특정 기술을 표준으로 채택하기보다는 여러 기술 규격의 호환성 확보에 초점을 맞추는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 표준화 방식과 차이가 있다. 기표원은 다양한 기술의 호환에 초점을 맞춰 터전만 열어주고, 실제 주류가 되는 기술은 소비자와 기업 등 시장에서 판단하는 방식으로 표준화 방향을 잡고 있다. 기표원도 모바일결제 표준화를 위해 별도의 협의체를 가동 중이며, 지난달 31일 모바일카드작업반 첫 킥오프 미팅을 개최했다.
김준배·김승규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