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스스터디]한국인삼공사의 CERM 프로젝트

[케이스스터디]한국인삼공사의 CERM 프로젝트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한국인삼공사의 고객경험관계관리(CERM) 단계별 추진 내용

 국내 기업의 수많은 혁신프로젝트 중 유독 고객관계관리(CRM) 프로젝트는 성공 사례가 드물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CRM 시스템을 고객과 ‘관계관리’를 위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을 핵심 이유로 꼽을 수 있다. 대부분의 기업이 CRM 시스템을 프로모션 등 캠페인의 용도로만 활용하고 있다.

 한국인삼공사는 이런 실패 경험을 답습하지 않기 위해 진정으로 고객을 이해하고 이들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을 CRM 프로젝트의 핵심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한국인삼공사는 ‘고객경험’이라는 새로운 가치에 초점을 맞춰 ‘고객경험관계관리(CERM)’ 방법론을 도입했다. 단기적인 매출 향상이 아닌 장기적으로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것에 주안점을 둔 결과 성과는 절로 나타났다.

 

 ◇고객군별 ‘고객경험’ 이해에 집중=한국인삼공사의 CERM 프로젝트는 지난 2007년 시작됐다. 그 당시는 한국인삼공사의 정관장이 독무대였던 홍삼시장에 천지양, 농협 한삼인, 천지인 등 홍삼전문 업체가 대거 뛰어들어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시점이기도 하다.

 정관장은 70% 이상의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대기업의 시장 진출로 고객 이탈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고객관리 필요성도 높아졌다. 이에 한국인삼공사는 6개월간의 전략 수립을 위한 컨설팅을 거쳐 2008년에 시스템 구축을 시작했다. 컨설팅 및 시스템 구축은 CRM 전문업체인 UB CNS가 맡았다.

 한국인삼공사는 기존 캠페인 마케팅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CRM에서 벗어나 CERM을 추구했던 만큼 고객군별로 고객경험을 사실적으로 이해하는 데 집중했다. 고객들이 한국인삼공사에서 나오는 정관장의 제품과 서비스를 어떻게 느끼는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요인은 무엇인지, 불만 및 기대사항은 무엇인지 등을 고객 개별인터뷰, 포커스그룹인터뷰(FGI), 주부모니터 등을 통해 분석했다.

 이를 기반으로 고객군별, 구매단계별 50여개의 핵심로열티요인(CLD)을 도출했다. 이는 고객의 제품 구매 시점을 기준으로 전후 단계에서 어떠한 고객가치 경험이 필요한지를 설명하는 지침서 역할을 한다.

 김준호 고객가치혁신팀 과장은 “50여개의 핵심로열티요인 중 절반 이상을 활용하고 있다”며 “제품 구매 후 일정 기간이 지났을 때 잘 드시고 있는지, 부작용은 없는지 등을 체크하는 ‘복용지도’ 서비스와 마일리지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 제품 안전성에 대한 검사기록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 등이 핵심 로열티 요인에 기반을 두고 도출한 대표적인 고객가치 서비스”라고 말했다. 이러한 서비스는 기존 CRM 프로젝트로는 추진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게 김 과장의 설명이다.

 

 ◇재구매율 증가로 150억원 추가 이익=한국인삼공사는 지난 2008년 8월 시스템 오픈 이후 지금까지 3년간 지속적으로 활성화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매장 직원의 역량 강화를 위해 온라인 강의, 집합교육, 현장 코칭 교육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했다. 주요 매장에 대해서는 각 매장별 코칭컨설팅으로 직접적인 변화관리 교육을 추진하기도 했다. 직원들의 변화관리 및 교육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었던 것은 경영진의 확실한 추진의지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한국인삼공사는 CERM시스템의 활용도를 성과지표에 반영하고 있으며, 또 CERM의 역량 강화를 위해 영업직원들을 대상으로 매년 CERM 인증시험을 치르고 있다. 시험 시간만 5시간에 이를 정도로 만만치 않다. 인증시험 성적은 인사고과에 반영된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정관장 가입 회원은 지난 2007 80만명에서 2010년 200만명을 넘어섰고, 기존 고객의 매출비중은 34%에서 50%로 늘어나는 성과를 올렸다. 물론 이런 성과를 모두 CERM 효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CERM 추진 시기와 맞물려 성과가 확연하게 나타난 점에 비춰봤을 때 CERM 프로젝트는 성공적이었다는 게 내부 평가다.

 이강동 고객가치혁신팀 과장은 “실제 2회차 이상 구매고객의 비율이 45%에서 51%로 6%포인트 증가됐다”며 “대략 150억원 정도의 재무적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인삼공사는 향후 360도 관점의 고객피드백 시스템을 구축해 고객만족도를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고,고객의 경험만족도와 직원들의 CERM 역량수준에 대한 주기적인 평가 및 품질관리 체제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소셜CRM과 같은 새로운 트렌드에 대한 준비도 하고 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