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삼성전기의 MLCC 특허 대첩

 삼성전기가 일본 전자부품 업체인 무라타제작소와 약 1년 6개월 동안 벌인 미국 내 수입금지 소송에서 승소했다. 무라타가 제기한 삼성전기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전하를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콘덴서의 기능을 극소형으로 집약한 칩 형태) 특허 분쟁에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혐의 사항이 없다’며 삼성전기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특허 침해 소송의 결과는 개별 기업을 떠나 우리나라 전자부품 산업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특허 침해 소송 주체가 양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데다 소송 대상도 전통 수동부품의 대표주자인 MLCC라는 점에서 한·일 간 부품산업의 기초체력을 가늠해보는 성격이 짙어서다. 게다가 MLCC는 ‘황금’에 비유할 정도로 부가가치가 매우 높을 뿐만 아니라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핵심 제품이다.

 무라타는 지난 60년 동안 MLCC 등 세라믹 전자부품에만 고집스럽게 매달려온 전자부품 전문기업이다. 슬로건이 ‘모든 전자제품에는 무라타가 들어있다’고 외칠 정도로 시장 지배력은 엄청나다. 전 세계 MLCC 시장 점유율은 30%에 달한다. 세계 시장 점유율 30% 이상인 세라믹 관련 부품만도 다섯 개나 더 있는 초일류 전자부품 기업이다.

 20여년 뒤늦게 출발한 삼성전기가 이러한 업력의 기업과 MLCC 특허 경쟁에서 밀리지 않았다는 것은 부품의 기초 재료를 어떤 비율로 조합해서 소성 가공하는지에 대한 기술을 보유했기에 가능했다. 끊임없는 시행 착오와 연구개발을 지속한 덕분이다. 이번 특허 승소가 기업의 한 사례에 그치지 않고 정부와 부품소재 기업들이 공동으로 기술개발에 더욱 매진해 대일 무역적자의 악순환 고리를 끊는 기폭제가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