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저축은행-누리솔루션, 차세대 분쟁 놓고 `엇갈린 주장`

"합의 의지 없었다" vs. "노예계약서였다"

“누리솔루션이 합의 의지 없고 시스템 개발과 오픈을 방해했다.”-제일저축은행

 “일방적인 노예계약서지, 합의서가 아니었다.”-누리솔루션

 최근 차세대 프로젝트로 법정 다툼을 준비하고 있는 제일저축은행과 누리솔루션이 미지급 용역대가 문제로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난 2009년 5월부터 누리솔루션을 주사업자로 해 개발해온 제일저축은행 차세대시스템 ‘제니스(JENIS)’는 현재 개발이 중단된 상태고 두 회사는 △용역대가 미지급 △개발 산출물의 소유권 및 저작권을 이유로 법적 소송을 불사하겠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미지급 용역비 얼마나 되나=누리솔루션은 현재 28억5000만원의 용역 대가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십수개의 협력사가 누리솔루션으로부터 개발 업무를 재하청받은 상태라 만일 제일저축은행으로부터 이 비용이 끝내 지급되지 않으면 누리솔루션이 해당 협력사들에 지급해야 한다.

 양사의 차세대시스템 소프트웨어 구축 계약서에는 계약금, 1차 중도금, 2차 중도금, 잔금 4차에 나눠 대금을 지급하도록 명시돼 있다. 이 중 2차 중도금은 계정계시스템 오픈 완료 후, 잔금은 차세대 시스템 최종검수 완료 후 지급하게 된다. 하지만 차세대시스템이 오픈되지 못했기 때문에 2차 중도금과 잔금 지급이 남아 있다.

 제일저축은행 측은 “누리솔루션과 함께 프로젝트에 참여한 협력업체들의 어려움을 배려해 2차 중도금 중 일부 금액을 선지급했다”고 밝혔으며 이에 따라 현재 2차 중도금 잔액 및 잔금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 금액은 전체 소프트웨어 개발 금액의 절반 가까운 28억5000만원에 해당된다.

 제일저축은행은 차세대 시스템을 오픈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 금액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누리솔루션의 주장은 주사업자 계약해지를 통보한 상태에서는 계약서 내용에 따라 기성고 지급방식으로 정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제일저축은행이 끝내 대금 지급을 거부하면 엠프론티어·위세아이텍·이노룰스·투비소프트 등 십수여 협력사들 역시 대금을 받지 못하게 되므로 협력사들과의 계약 당사자인 누리솔루션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종현 누리솔루션 대표는 “현재 차세대 시스템이 오픈된 상태가 아니고 계약이 계속 유지되고 있는 상태라면 제일저축은행이 2차 중도금 및 잔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나, 제일저축은행이 계약해지를 통보한 상태에서는 기성고 방식으로 개발된 시스템의 완성도에 따라 비용 지급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스템 완성도에 대한 두 회사의 의견차가 커서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태다. 공신력 있는 제3의 기관이나 업체에서 검증 작업을 추진해야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개발 산출물 소유권은 누구에게?=지금까지의 개발 작업에 의한 산출물 저작권에 대해서도 두 회사는 팽팽히 맞서고 있다. 누리솔루션이 제안한 최종합의서(안)에서 개발 산출물에 대한 누리솔루션의 독점적인 소유권, 저작권 및 기타 지적재산권을 주장하고 있다는 게 제일저축은행의 입장이다.

 누리솔루션 측은 “누리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개발한 만큼 원저작자는 누리솔루션이지만 프로젝트 도중에 개발한 저작물에 대해서는 지적재산권을 제일저축은행에 이전한다고 명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저작권위원회 관계자는 “개발 산출물의 저작권은 양사 합의에 따라 결정되지만 원시적으로 SW 개발업체가 저작권을 가지게 되며 이후 양도계약 등을 통해 저작권을 이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차세대 프로젝트와는 별도로 계약했던 제일저축은행과 누리솔루션의 국제회계관리(IFRS)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도 논쟁 중이다. 제일저축은행의 IFRS 시스템은 오는 6월 가동 예정이었으나 차세대시스템 개발실 폐쇄를 이유로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제일저축은행은 누리솔루션이 작업해온 차세대 개발실을 지난해 12월 29일 폐쇄하고 차세대시스템을 원점에서 새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제일저축은행은 차세대와 무관한 IFRS 시스템 개발 작업마저도 차세대 개발실 폐쇄를 빌미로 누리솔루션이 일방적으로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누리솔루션은 “IFRS 시스템 개발 작업도 동일한 개발실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개발실이 폐쇄된 상태에서 작업 자체가 불가능했다”고 맞섰다. 외부에서 IFRS 서버에 접근도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개발 작업이 불가능하며 제일저축은행에 개발실 오픈을 요청했으나 은행 측이 이에 응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지난 연말 개발실을 폐쇄하고 올 1월 주사업자 계약 해지한 이후 4개월째에 접어들었지만 두 회사의 의견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유용곤 제일저축은행 이사는 “그동안 누리솔루션은 합의할 의지가 없었다”며 “계속 시간을 끌어 차세대시스템 구축 완료를 방해하려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누리솔루션 관계자는 “합의 위반 시 은행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고 어떠한 소송 및 이의제기를 하지 못한다고 하는 등 합의서(안)에 일방적인 조건을 제시한 제일저축은행에 합의를 방해한 책임이 있다”고 반발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