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풍력 국제인증기관 탄생…업계는 “글쎄”

 국내 최초로 풍력발전 국제인증기관이 생겨났지만 정작 국내 업체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한국선급은 최근 한국제품인정제도사무국(KAS)으로부터 풍력발전 제품인증기관으로 공식 인정받았다. 국내 업체로서는 처음으로 중대형 풍력발전시스템·부품·프로젝트 등에 대한 인증을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다.

 정부는 한국선급의 이번 성과가 풍력발전 국산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국내 풍력발전시스템 업체들은 선뜻 한국선급으로부터 인증을 받겠다고 나서지 않고 있다. 업체들이 대부분 해외 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지만, 한국선급이 풍력 분야에서 아직 국제적인 인지도가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풍력업계 한 관계자는 “기간·비용면에서 경쟁력이 있는 것은 알지만 해외에서 인지도가 부족한 점이 문제”라며 “한국선급의 인증을 받으려는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그간 국내 풍력발전시스템 업체들은 상당한 비용을 들여가며 독일의 GL이나 데비오씨씨(DEWI-OCC)서 인증을 받았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1회 해외인증 비용은 4억~15억원, 인증을 따는데 소요되는 기간은 약 1년에 달한다. 업계는 경우에 따라 기간이 5년까지 늘어나기도 하며, 의사소통에도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하고 있다.

 한국선급은 해외인증 대비 가격을 절반수준으로 낮추고, 기간도 대폭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업계는 요지부동이다. 해외 수출시 한국선급의 인증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많은 비용과 긴 기간을 감수하더라도 위험부담이 적은 해외인증을 획득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한국선급은 ‘첫 테이프’를 끊는 사례만 나오면 문제될 게 없다고 밝혔다. 풍력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만큼 아직 실적은 없지만, 이미 선급 부문에서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갖췄고 풍력 부문에서도 충분한 기술을 확보했기 때문에 점차 영향력을 넓혀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성공적인 첫 사례가 나오기 위해서는 국내 풍력 프로젝트를 통한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만응 한국선급 녹색산업기술원장은 “몇 년 전만해도 인지도가 없던 데비오씨씨의 인증을 처음으로 받은 게 우리나라 기업이었다”며 “이때처럼 국내 기업이 성공적으로 첫 스타트를 끊어주면 앞으로는 문제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그 의미가 큰 만큼 첫 번째 인증사업은 무료로 수행할 용의까지 있다”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