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지역 농어민들에게 자체 운영하는 농협주유소에서 면세유를 구입하도록 종용하고 있어 지방 주유소들의 불만이 크다.
24일 주유소 업계에 따르면 지역 농협들이 농협 경제사업단에서 운영하는 농협주유소와의 거래실적을 농어민 대출심사 때 활용하고 있다.
경제사업단이 맡고 있는 사업은 농협주유소와 하나로마트·농자재 판매 등이다. 농어민들은 거래 실적을 높이기 위해 농협주유소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출은 물론이고 면세유 배정 등에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일부 단위 농협에서는 거래 실적이 저조한 농민들에게 농협주유소를 이용하라고 요구하기도 한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지역 농협조합장이 마을 이장단 회의에 참석, 농협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도록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 농어민들이 면세유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전용 카드를 이용하기에 거래 실적이 낱낱이 공개돼 일반 주유소를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농어민들이 일반 주유소에서 면세유를 넣어도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면세유 카드는 결제 방식이 직불카드와 유사한데도 수수료 1.5% 중 절반가량이 지역 농협으로 돌아간다. 농협에는 적지 않은 수입이다. 최근 농협은 200여개의 농협주유소를 올해 안에 400개로 늘린다고 밝힌 바 있다. 전남 영광에서는 일반 주유소 3곳이 모여 있는 곳에 농협이 주유소를 세운다고 하자 사업을 포기한 사례도 있다.
면세 가격으로 판매하는 데 따른 정부 보조금도 제때 지급되지 않는다. 지방주유소는 세금이 부과된 가격으로 석유제품을 먼저 구매해 면세 가격으로 파는데, 정부가 차액을 6개월에 걸쳐 되돌려준다. 할부 판매하는 것과 별 다를 게 없다는 얘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면세유를 관리하는 농협이 주유소 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지방 주유소들이 고사 위기에 놓였다”며 “면세유 관리 기관을 바꿔주거나 농협에게 돌아가는 카드 수수료를 낮춰줄 것”을 요구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