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서울 신월동에 위치한 SOS어린이마을.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이 마을 뒷산 정상으로 슬쩍 올라가 잠시 숨을 돌린다. 방금 전 동행한 직원에게 “사장이랑 같은 조에 속해 쉬지도 못한다”고 농을 던졌지만 본인 역시 힘에 부친 모양이다.

이날은 SK텔레콤의 28번째 창립기념일. 전사 휴일이지만 봉사활동을 위해 하 사장, 배준동 사업총괄, 지동섭 미래경영실장 등 임직원 70여명이 모였다. 멀리 부산·광주·대전에서 올라온 임직원도 있었다. 2010년 말 하 사장 취임 후 바뀐 창립기념일 모습이다.
SK텔레콤을 상징하는 주황색 조끼를 입은 하 사장은 임직원들과 함께 마을 뒷산 산책로에 계단을 놓는 작업에 참여했다. 직접 통나무를 어깨에 짊어지고 산을 오르락내리락했다. 젊은 직원이 통나무를 나르는 속도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산 정상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얄밉게 여겨지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움직였다.
잠시 짬을 내 속마음을 물어봤다. 하 사장은 바쁜 CEO 일정 때문에 봉사활동을 자주 못 오는 것에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는 “봉사활동은 남이 아닌 내가 행복해지는 일”이라며 “자주 와야 하는데 현실로 돌아가면 쉽지 않다”고 속내를 토로했다.
함께 한 허성환 SOS마을 원장 말을 빌려 “봉사 활동하는 일도 좋지만 경영자는 경영을 잘해야 한다”며 “각자 맡은 역할에 충실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의 달라진 모습을 묻자 `1인 3각` 얘기를 꺼냈다. 플랫폼사업체로 분사된 SK플래닛, 인수한 반도체업체 SK하이닉스를 빗댄 말이다. 그는 “셋이 하나가 돼 가는 것”이라며 통신(SK텔레콤), 플랫폼(SK플래닛), 반도체(하이닉스) 간 유기적인 결합을 강조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으로 기존 통신산업을 뛰어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하 사장은 “통신사가 더이상 통신만 담당하는 것 아니다. 이제는 통신사를 넘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하 사장은 하루 전날 임직원에게 밝힌 신경영 비전에서도 종합 ICT 산업을 강조했다.
동행한 SK텔레콤 임직원들은 달라진 회사와 창립기념일 모습을 반기는 분위기다. 한 직원은 “평소 보기 힘든 직원들과 섞여 일하며 친목을 도모하는 것”이라며 “한편으로는 사장이 리더십을 발현하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서울SOS어린이마을(신월동)=송혜영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