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국가 R&D 4.0시대를 연다](4)기반기술이 튼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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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기술·소재부품·표준 등 산업 기반 기술이 튼튼해야 무역 2조달러 시대 초석을 세울 수 있다.`

지식경제부가 올해 미래 산업과 수요를 선도하기 위한 제조 기반 체계 고도화, 선도적 표준인증, 첨단 소재·부품 등 산업 기반 기술 역량 확보에 나선다.

정부가 그동안 산업 기반 기술에 지속적인 투자를 벌여왔지만 여전히 선진국 수준에 못 미칠 뿐만 아니라 캐치 업 수준의 기술 확보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표준화 인증 부문도 미래 지향적이지 않고 선진국 수준을 따라잡는 데 급급한 실정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기업의 과감한 산업기반 R&D 도전을 적극 지원하고 중소·중견 소재·부품 기업과 뿌리기술 기업을 육성해 제조기업과 동반 성장하는 건전한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재·부품 산업 빛과 그림자=지난 10년간 소재·부품 육성 정책은 많은 성과를 냈다. 우리나라 소재·부품 경쟁력은 지난 2001년 미국의 74.2%에서 2009년 92.6%로 높아졌다. 세계 일류상품으로 선정된 소재·부품 품목이 지난 2001년 8개에서 2010년 37개로 증가했다.

하지만 소재·부품 대일 수입의존도는 줄었지만 대일 무역적자 절대 규모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대일 소재·부품 무역수지는 지난 2010년 243억달러, 2011년 227억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범용 소재와 부품은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반면에 핵심 소재 경쟁력이 취약해 일본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소재·부품 산업 글로벌 4강 신화 실현을 첫발을 뗐다. 정부는 향후 10년간 퍼스트 무버로 도약하기 위한 고부가가치 소재·부품 개발에 나선다. 특히 부품산업은 어느 정도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판단, 소재 산업 지원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소재·부품 연구개발 사업 중 소재 지원 비중을 지난해 43.5%(1797억원)에서 올해 45.2%(1894억원)로 늘렸다.

실패 확율은 높지만 성공 시 세계 시장 선점이 가능한 전략적 핵심 소재와 국방 소재를 개발할 계획이다. 2020년 세계 시장에서 3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이고 시장 점유율 70% 이상 장악이 가능한 소재를 발굴하기로 했다. 지식경제부 단독으로 지원하지 않고 범 부처 간 협력으로 진행한다.

대기업 중심의 소재 개발 지원 사업에도 변화를 주기로 했다. 벤처형 전문 소재를 개발해 중소기업도 한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소재 중핵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부품산업 육성도 단품 위주 개발에서 벗어난다. 인간 중심, 친환경, 고령화 등 미래 사회 변화상에 맞게 의료 진단용 시스템반도체, 실감형 음향 기술 등 SW 융합형 부품 개발에 주력한다. 생산기술연구원에 `감성소재부품센터`를 연내 설립, 오감을 자극하는 소재를 개발해 부가가치를 높인다. 이 밖에 보잉 등 글로벌 수요 기업과 동반성장 R&D도 진행한다. 글로벌 수요기업과 국내 중소·중견 소재·부품 기업이 공동으로 개발하고 그 성과를 제품에 적용한다.

◇명품 제조업 선도하는 뿌리산업=뿌리산업은 주조, 금형, 용접, 열처리, 소성가공, 표면처리 등을 거쳐 소재를 부품으로, 부품을 완제품으로 생산하는 기초 공정이다. 외형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완제품 경쟁력을 결정짓는다.

정부는 이에 그동안 뿌리산업 경쟁력 강화를 수립하고 각종 지원 사업을 펼쳤다. 하지만 열악한 근무 환경 탓에 3D업종으로 낙인찍혀 정부 지원책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다. 청년이 취업을 기피하다 보니 외국인 노동자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무역 1조달러 달성에 기여한 전자·IT·선박 등 제조업의 뼈대이자 무역 2조달러 시대를 열기 위한 견인차임에도 불구하고 그 중요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2001년 대비 2009년 단순노무직 인력은 41%증가한 데 비해 기술·기능직 인력은 32%에 그쳤다. 제조 기술을 혁신할 인재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신규 기능 인력 취업 감소로 40·50대가 전체 인력의 55%를 차지하는 실정이다.

정부는 올해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인력양성, 뿌리기술 개발, 특화단지 지원 등 뿌리산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제조업의 기반이 되는 뿌리산업육성법을 지난해 제정해 정책 지원의 실효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우선 미래선도 뿌리기술을 핵심 뿌리기술로 지정하고 뿌리기술 전문기업을 선정해 기술개발, 정책자금, 해외 시장 진출 등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가업을 승계한 뿌리기업 중 기술력이 우수한 뿌리기업은 `명가`로 선정하고 포상해 자긍심을 불어넣기로 했다.

인력난 해소에도 나선다. 신규인력 유입을 위한 근로자 복지 증진 사업을 마련하고 뿌리산업 을 양성하는 기관에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15년 이상 뿌리산업 종사한 기술 인력을 우대해주기로 했다.

뿌리산업 집적지를 뿌리산업 특화단지로 지정해 쾌적한 작업 환경을 조성해 3D업종 이미지를 개선할 계획이다. 생산기술연구원에 뿌리산업진흥센터를 설립해 정책개발·연구개발·뿌리기업 지원을 효과적으로 추진한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