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길수의 IT인사이드](317)태풍전야 `안드로이드`

미 인터넷 매체인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구글의 스마트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가 큰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

지난해까지 애플의 운영체제인 `iOS`와 대등한 경쟁을 펼치면서 승승장구했으나 올해는 여러가지 악재가 한꺼번에 터지면서 안드로이드의 미래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왜 안드로이드가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진단을 내렸을까? 안드로이드가 직면한 위기의 본질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 인수=페이스북은 최근 사진 공유 사이트인 인스태그램을 10억 달러라는 거금을 들여 인수했다. 페이스북의 인스태그램 인수가 안드로이드에 불리하다는 분석이 왜 나왔을까?

인스태그램 인수는 개발자들에게 가장 우선적인 플랫폼이 애플의 iOS이며 안드로이드는 두번째 플랫폼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는 얘기다. 인스태그램은 얼마전 안드로이드용 앱을 선보였지만 아이폰용 앱으로 성공 신화를 일군 업체다.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인스트그램은 필수 앱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물론 인스태그램이 최근 안드로이드 앱을 내놓으면서 페이스북의 인수가격이 10억 달러로 높아졌다는 주장도 일부 있지만 페이스북이 인스태그램의 인수 협상에 나선 시점은 인스태그램의 안드로이드 앱이 나오기 전이라는 점에서 별로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다.

이번 페이스북의 인스태그램 인수는 굳이 개발자들이 안드로이드용 앱을 개발하지 않고도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동안 안드로이드가 약진한 것은 통신 사업자들과의 관계때문이라고 분석도 있다. AT&T가 아이폰을 독점 판매하면서 안드로이드 진영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 아이폰의 독점 판매구조가 다른 통신사업자들이 안드로이드에 전력투구할 수 있는 빌미를 준 셈이다.

하지만 지금은 AT&T는 물론 스프린트, 버라이즌 등 통신사업자들이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판매 중이다. 애플의 파상 공세를 쉽게 예상할 수 있다.

△태블릿 시장에서 부진한 안드로이드=안드로이드가 태블릿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도 안드로이드의 미래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러 하드웨어 업체들이 안드로이드 기반의 태블릿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 성공 사례는 아마존의 `킨들 파이어` 정도 꼽히고 있다.

하지만 킨들 파이어의 성공은 안드로이드에는 오히려 좋지 않은 징조로 해석된다. 킨들 파이어의 성공은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대한 통제력이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 아마존의 킨들 파이어는 안드로이드에 기반하고 있으나 기존의 안드로이드 제품과는 큰 차별성을 갖고 있다.

아마존은 구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행보를 하면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앞으로도 안드로이드 진영은 구글의 통제에서 벗어나 자신의 취향이나 전략에 맞는 제품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안드로이드 진영의 파편화 또는 분기화가 진행될것으로 보인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한 것도 안드로이드 진영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노키아가 MS와 제휴해 윈도폰을 강화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구글이 모토로라와 협력해 OS와 하드웨어 연합 전략을 펼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통신사업자의 윈도폰 사업 강화 움직임=통신사업자들이 윈도폰 사업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안드로이드에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버라이즌과 AT&T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프란 샤모 버라이즌 CFO는 “우리는 처음부터 안드로이드 플랫폼 시장을 형성하는데 크게 기여했다”며 “이제는 제3의 플랫폼인 윈도폰에 비중을 많이 두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AT&T 역시 1억5천만 달러의 자금을 윈도폰 사업에 퍼부을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매출 증가도 안드로이드에 불리한 요인이 되고 있다. 버라이즌은 지난 1분기 3백20만대의 아이폰을 팔았다. 이는 전체 스마트폰 판매대수 6백20만대의 절반을 상회하는 수치다. AT&T와 스프린트 역시 안드로이드 보다는 아이폰 판매대수가 더 클 것으로 예측된다.

△안드로이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안드로이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도 결코 가벼이 볼 수 없다. 한 안드로이드 개발자 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최신 버전인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안드로이드 4.0) 사용률은 2.9%에 불과하다고 한다. 전체 사용자의 63.2%가 진저 브레이드(안드로이드 2.3)를, 그리고 23.1%가 프로요(안드로이드 2.2)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려 전체 사용자의 86.3%가 전저 브레이드와 프로요를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구글이 새로운 OS를 계속 개발하고 있지만 사용자들은 최신 버전에 대해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구글로선 맥이 빠질수 밖에 없다. 물론 하드웨어 업체들이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채택한 제품을 내놓지 않아서 그런 이유도 있을 것이다.

이 같은 요인들은 결국 안드로이드가 직면한 위기가 결코 작지 않다는 점을 웅변해주고 있다. MS의 윈도폰 강화, 애플 아이폰의 식지 않는 열기에 안드로이드가 위축될 지, 아니면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할지 지켜봐야할 때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