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스마트폰 인증 좀 하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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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료를 줄이기 위해 이동전화재판매(MVNO) 서비스에 가입한 직장인 김 아무개 씨는 다시 이동통신사로 돌아가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휴대폰 인증을 거의 이용할 수 없어 평소 자주 쓰던 휴대폰 소액결제는 물론이고 일부 사이트 가입 시 본인인증도 불편하기 때문이다.

포털 다음 가입시 휴대폰 인증을 선택하면 이동통신 3사 외에는 선택할 수 없어 MVNO 가입자들은 인증이 불가능하다.
<포털 다음 가입시 휴대폰 인증을 선택하면 이동통신 3사 외에는 선택할 수 없어 MVNO 가입자들은 인증이 불가능하다.>

70만명이 넘는 이동전화재판매(MVNO) 가입자가 휴대폰 인증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폰 인증이나 결제시스템 대부분이 기존 이동통신 3사 가입자만 지원하기 때문이다. MVNO 가입자는 이 때문에 휴대폰 인증이 필요한 웹사이트 회원 가입이나 소액결제 이용 시 불편을 겪고 있다. 정부가 MVNO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정작 이용자를 배려한 정책은 빠져 문제로 지적된다.

8일 휴대폰 인증기관과 휴대폰 결제업계에 따르면 업체 대부분이 MVNO 가입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날, KG모빌리언스 등 주요 휴대폰 결제업체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3사에 대한 휴대폰 결제 서비스만 제공한다. 휴대폰 인증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용평가기관도 기존 이동통신 3사에 대해서만 인증해준다.

실제로 포털 다음 가입 시 인증수단으로 휴대폰을 선택하면 이동통신 3사 외에는 인증문자를 수신할 수 없다.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 콘텐츠를 휴대폰 소액결제로 구매하는 것도 이동통신 3사만 가능하다.

현재는 MVNO 가입자가 70만명이라 문제가 크게 드러나지 않지만 향후 가입자가 늘면 불편을 겪는 이용자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MVNO 업체가 이를 해결하고자 개별적으로 결제업체 및 인증기관과 접촉하고는 있지만 가입자가 적다는 이유로 휴대폰 결제 업체나 인증기관 협조와 계약 체결이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또 향후 MVNO 가입자를 지원한다고 해도 시스템을 구축하고 각 사이트에 적용하는데 시간이 걸려 한동안은 불편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MVNO 업체 관계자는 “앞으로 이용자가 늘면 불편을 겪는 사람이 더 많아지고 불편하다는 점 때문에 가입자 확보도 느려질 수 있다”며 “MVNO 가입자가 소외되지 않게 정책적인 지원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휴대폰 인증을 이용하지 못하면 불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정책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