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CEO 희망릴레이]<10>차경묵·조영거 플라스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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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 페이즈캣 대표 추천의 변(辯)=“두 대표가 어떤 인연으로 함께 사업을 시작했는지 궁금합니다. 플라스콘은 넥슨 투자를 받은 유망한 게임 스타트업이기도 하고요.” 김진혁 대표는 플라스콘을 이끌고 있는 차경묵·조영거 두 대표를 인터뷰 대상으로 추천했다. 두 사람의 창업스토리가 알고 싶다는 개인적 바람에서다. 플라스콘은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주목받는 스타트업이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회사를 차려서 사업을 한다는 게 결코 쉽지는 않다. 차경묵·조영거 플라스콘 대표가 걸어 온 길을 반추해보면 피 말리는 자금난과 외로움은 CEO의 숙명이 아닐까 싶다. 설립하자마자 `넥슨이 투자한 첫 번째 회사`가 된 플라스콘은 운이 좋았다. 그런데 회사 설립까지 험난한 과정이 있었다. 갓 서른을 넘긴 두 대표지만 인생 역정은 남들과 달랐다.

차경묵 대표는 대학을 안 나왔다. “20대 중반 넘어서면서 후회했지만 인생 행로에 대학은 필요 없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중학교 때 이미 게임을 만들어 배포할 정도로 프로그래밍을 좋아했던 그는 고등학생 때부터 게임 개발자로 활동했다. 1999년 고등학교를 마치자 바로 취업 했다. 부모와 갈등은 예고된 것. 가출을 하고 숙식을 제공하는 게임 개발사에 들어가 무급으로 일했다. 그러다 무리를 했는지 허리 근육이 굳는 병이 찾아왔고, 두 달간 누워 지내면서 고민하다 소프트웨어진흥원 공모전에 지원했는데 뽑혀서 진흥센터에 입주했다. 첫 창업이다.

직원을 18명까지 늘리고 언론에도 자주 소개됐다. 하지만 3년 만에 `쫄딱` 망했다. 빚 몇 억원이 생겼고 신용 불량자가 됐다. 채권자가 집에 자꾸 찾아와 가족도 뿔뿔이 흩어졌다. 차 대표는 이 빚을 최근 다 갚았다. “꼬박 10년 걸렸습니다.” 그간의 고생이 눈에 선했다.

그래도 개발·기획 능력 때문인지 와 달라는 곳은 있었다. KRG소프트에서 열혈강호온라인을 개발하고 넥슨·태터앤컴퍼니(TNC)·SK C&C·데브시스터즈를 거쳤다. 마지막 직장생활을 하면서 조영거 대표와 조우한다. 이후 직장생활로 번 돈 1000만원으로 또 회사를 차렸다.

조영거 대표는 대학을 졸업한 뒤 바로 넥슨에 입사했다. 차 대표와 같은 층을 썼는데도 서로 몰랐다. 본인 스스로 성격이 급하다고 한다. 1년을 못 채우고 데브시스터즈로 옮겼다. 데브시스터즈 창업자인 김세중 현 젤리버스 대표가 플라스콘 두 대표 메신저가 된 셈. 하지만 이곳에서도 오래 못 갔다. 2009년 12월에 퇴사하고 혼자서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논현동에 있는 소호 사무실에서 인디게임을 만들겠다며 5개월간 틀어박혀서 게임만 만들었다. 조 대표는 “혼자서만 지내다 보니 혼자말만 늘어가고 정말 외로웠다”고 말했다. 홀로서기를 하려니 고독이 몰려왔다. 다행히 게임 잡지 기자 눈에 띄어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후배를 직원으로 채용하고 디자이너도 뽑았다. 하지만 통장 잔고는 비어가고 시간은 자꾸 흘렀다. 2010년을 거의 손가락만 빨며 보냈다. 돈 걱정이 시작됐다.

고난의 행군을 하던 두 회사가 합치게 된 사연은 간단했다. 서버 기술이 필요한 조 대표는 평소 차 대표에게 서버 운영 질문을 자주 했는데 아예 회사를 합치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불쑥 찾아가서 “우리 회사를 합치자”며 1시간가량 이야기한 뒤 플라스콘이 만들어졌다. 어렵게 만든 합작사라 역시 자금이 부족해 외주제작을 해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넥슨모바일을 소개받았다. 일사천리로 진행돼 2주 만에 투자금을 유치했다. 첫 번째 게임 `체인팡`을 출시했고, 올해 하반기 넥슨 지식자산(IP)를 이용한 3D액션 게임을 출시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진검승부를 겨룰 계획이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