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커버스토리]공공 데이터센터 이전 이렇게 대비하라

내년부터 공공기관 지방이전이 본격화된다. 올해 12월 국토해양인재개발원이 제주도 서귀포시로 이전하는 것을 시작으로 내년 초에는 우정사업정보센터가 전남 나주로 이전한다. 내년 말부터는 산업인력공단과 건강보험공단 등 대형 공공기관이 연이어 이전을 시작한다.

2014년을 정점으로 2015년 초까지 총 148개 공공기관이 이전을 완료한다. 이미 9곳이 이전을 마무리했지만 아직 139개 기관이 이전을 앞둔 상태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데이터센터 이전 준비에 착수하는 곳이 늘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데이터센터 이전이 단순히 이삿짐 나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일이기 때문에 철저한 사전 계획을 세워 성공적으로 완료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산장비는 이삿짐이 아니다

데이터센터 이전은 현재 데이터센터에 구축된 전산장비와 인프라를 새로운 센터로 옮기는 동시에 IT서비스를 새로운 환경으로 이전·전환하는 사업이다. IT영역의 전면적인 재구축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중요한 일이다. 기업 규모가 크고 전산장비가 많을수록 도전사항이 더 많아지는 일이기도 하다.

단순히 운송업체와 몇몇 IT업체가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사전 컨설팅을 위한 컨설팅 업체, 각 인프라별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업체, 무진동차량을 운영하는 운송업체, 이 모든 과정을 진두지휘할 대형 IT서비스 업체가 필요하다.

운송업체에는 전산장비를 포장·반출·상차·운송·하차·반입하는 과정에서 보안 준수를 위한 작업수행과 관리 경험이 요구된다. 현 센터에서 장비를 반출하거나 신규 센터에 장비를 반입하는 기준과 절차에 대한 지식과 수행 경험을 갖춰야 한다.

고객사는 이전 당일 기상 상태의 주변 환경에 따라 전산장비를 포장하고 상차·하차하는 방법을 달리하는 등의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또 무진동차량을 확보해 안전하게 운송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운송도중 파손·손실에 대한 보험 계획도 수립해야 한다. 장비 기종과 수량을 파악해 필요한 차량을 확보하고 분 단위 이전시간 계획 등을 세워야 한다.

이처럼 복잡한 일이기 때문에 센터 이전을 전문적으로 수행했던 경험 많은 전문업체가 이전을 총괄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 데이터센터 이전을 전문으로 수행하는 업체는 한국IBM과 한국HP, 한국EMC 같은 장비 전문업체, 삼성SDS와 LG CNS 등의 대형 시스템통합(SI) 업체가 있다. 대기업 계열사 데이터센터 이전은 주로 계열 SI업체가 책임지지만 최근 포스코ICT의 경우(한국EMC가 수행)처럼 대기업도 다른 전문 업체를 이용하는 사례도 있다.

◇서비스 업체·차량·시간 다 부족하다

공공기관 데이터센터 이전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데이터센터 이전 작업이 어려운 일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SW산업진흥법에 따라 내달 24일 대기업을 시작으로 내년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는 대형 IT서비스 기업의 공공 정보화사업 참여가 전면 제한된다.

삼성SDS 등의 대기업이 빠지면 데이터센터 이전을 총괄할 수 있는 업체는 몇몇 중소 SI업체나 외국계 업체로 축소된다. 2년 안에 130여 기관이 이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내년 하반기부터 데이터센터 서비스 사업자가 매우 부족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지식경제부는 이에 대해 특별한 예외 조항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정학종 한국IBM 글로벌테크놀로지서비스(GTS) 상무는 “대기업 참여 제한으로 중견 SI업체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겠지만 무중단 이전 경험과 기술력을 갖춘 업체는 그리 많지 않다”며 “IBM 등 외국계 기업의 경우에도 공공기관이 요구하는 `무한책임` 등의 몇몇 조건들 때문에 공공 정보화 사업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핵심 사업자가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이전 날짜도 시급하다. 데이터센터 이전은 주로 연휴가 낀 주말을 이용해 진행된다. 아직 2년 정도의 시간이 있지만 내년과 내후년 3일 이상 연휴는 열 번 정도밖에 안 된다. 이 기간을 130여 공공기관이 효율적으로 분배해 이전을 추진해야 한다. 타 기관 이전 계획을 미리 파악하지 않는다면 사업자를 구하지 못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무진동 차량도 부족하다. 현재 국내에서 운행되는 무진동 차량은 30여대 가량으로 파악된다. IT장비 이전 전문업체 중 비교적 큰 업체로 분류되는 IT로지스도 무진동 차량은 5대 정도만 보유하고 있다. 대형 이전사업이 진행되면 무진동차량을 가진 업체나 개인과 계약을 맺고 차량을 운행해야 한다.

현영석 IT로지스 사장은 “차량 가격이 대당 1억원을 호가할 정도로 고가라 국내에 수십대씩 보유한 회사는 없다”며 “내년에는 무진동차량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돼 준비를 서두르는 공공기관이 있어 내년 구정까지 모든 예약이 마무리된 상태”라고 말했다.

◇철저한 사전 준비가 리스크를 줄인다

이런 상황 때문에 2014년 말에 나주로 이전하는 한국전력은 내년 초부터 이전 계획을 수립한다. 전산자원이 많은 대형 공공기관은 한 번에 이전하기가 어려워 몇 차례에 나눠서 이전을 해야 한다. 미리 서둘러 준비를 해야 하는 이유다.

이달수 한국EMC 글로벌서비스 이사는 “서버를 포함해 1000대 가량의 장비를 보유한 곳이라면 최소 7개월 전에는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며 “컨설팅 계획을 세우는 데 3개월, 실제 준비에 4개월 정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이전수행 계획서 수립이다. 데이터센터 운영 현황을 파악하고 운영 장비를 실사해 내·외부 접속환경 등 환경을 분석해야 한다. 또 신규 센터 환경구성과 업무시스템 구성 설계를 포함한 이전방안 설계, 헬프데스크와 콜센터 구축 계획을 포함한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이전 수행 기간에 IT서비스를 중단하고 이전할 것인지, 아니면 무중단 기술로 업무 연속성을 확보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무중단 이전의 경우엔 무중단 시스템 구축 방안을 수립하고 테스트 및 모의훈련, 이전 당일 상세 시나리오가 필요하다. 무중단 이전은 추가 비용이 필요하지만 이전 후 시스템 복구에 대한 리스크가 중단 이전보다 적다.

정학종 상무는 “이전 당일 시나리오에 입각한 모의훈련이 필요하다”며 “신규센터로 이전한 업무시스템이 가동되지 않는 상황에 대비해 반드시 모든 데이터를 백업해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홍수나 지진, 폭우 등의 환경 변화뿐만 아니라 주말 이전에 따른 교통 체증 등에 대비한 비상계획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요 공공기관 이전 예정지 및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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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