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수 칼럼]누가 창조경제 컨트롤타워인가](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3/11/19/sdaaia-as10.jpg)
아마도 대부분의 독자는 미래창조과학부라고 답할 것이다.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을 떠올리는 이도 일부 있겠다. 당연하다. 미래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새 정부 출범 지연까지 감수하면서 의욕적으로 만든 부처다. `창조`란 단어까지 부처 이름에 썼다. 이 부처 업무를 관장하는 미래수석은 미래전략기획관과 녹색성장기획관을 합쳐 격상시킨 자리다.
그런데 지금 창조경제 컨트롤타워는 미래부도, 미래수석도 아니다. 조직과 업무를 뜯어보니 조력자일 뿐 주도자가 될 수 없다. 실제 컨트롤타워는 따로 있다. 기획재정부와 청와대 경제수석이다.
정부는 창조경제를 `상상력과 창의성을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에 접목해 기존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신산업과 시장을 창출해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경제`로 정의했다. 또 `추격자를 넘어 선도자로 바꾸는 새 경제 패러다임`으로 봤다. 핵심 동력은 민간, 특히 기업이다. 상상력과 창의성의 원천이다. 기술을 기존 산업에 접목하는 일도, 새 산업과 시장, 일자리를 만드는 일도 기업이 한다. 맨날 선진 외국기업 뒤꽁무니만 좇는 게 아니라 맨 앞에서 이끄는 것은 모든 기업의 꿈이다.
창조경제 정책은 조원동 경제수석의 말마따나 민간에게 멍석을 계속 깔아주는 일이다. 창조경제에 자금과 인재가 몰리게 하는 정책이다. 창조금융, 융합산업과 수출 지원, 중소벤처 창업 및 육성과 같은 정책들이다. 각각 기재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기업청 업무다. 미래부엔 이렇다 할 멍석도 없다. 경제부총리가 장관을 겸임한 기재부와 달리 범 부처 업무와 예산 조정 권한도 없다.
청와대 조직도 마찬가지다. 기재부, 산업부, 중기청 모두 경제수석 산하다. 미래수석에겐 창조경제 관련 부처가 달랑 하나다. 창조경제 업무라곤 고작 연구개발(R&D) 정책이다. 이렇게 힘이 없는 부처와 수석에게 창조경제 관련 국민적 기대가 온통 집중됐다. 아이러니다.
어느 나라 사람보다 성미가 급하다는 우리 국민이다. 올해 아니면 내년께 창조경제 성패 논란이 불거질 게 뻔하다. 만일 비판이 지배적이라면 그 화살이 온통 미래부와 미래수석을 향할 것이다. 멍석말이 수준이 될 것이다. 정작 기재부와 경제수석에겐 남의 일이다. 두 조직에 대한 평가 지표는 미래 창조경제가 아니라 당장의 실물경기이기 때문이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했다. 미래부와 미래수석이 스스로 제 일을 찾아야 한다. 부처별 창조경제 정책을 조정하는 역할부터 찾아야 한다. 문제는 경제 관료들이 이를 영역 침범으로 본다는 점이다. 경제 관료들은 다른 부처 업무에 경제가 들어가는 것 자체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 지난 정권 때도 그랬다. 기재부는 지식경제부(현 산업부)라는 부처 명을 영 못마땅하게 여겼다.
경제 관료들은 창조경제도 거시 경제이며, 미래부와 같은 미시 경제 부처가 할 일이 아니라고 여긴다. 그런데 기술 기반 디지털경제 시대다. 더 큰 경제성장과 질적 도약을 이루려면 이 흐름을 정확히 읽어야 한다. 기업으로 치면 최고기술책임자(CTO)가 할 일이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필요 예산을 배분하고 성과를 점검한다.
정부에도 이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기재부와 경제수석이 CFO라면 미래부와 미래전략수석은 CTO다. 이 일을 하라고 미래부와 미래전략수석을 만들었는데 정작 기재부와 경제수석이 주도하는 모양새다. 나중에 책임질 일도 없다. 이 탓인지 경제수석과 미래수석 간 견제 풍문까지 청와대 안팎에서 새어나온다. 창조경제 개념과 실체가 여전히 모호한데 컨트롤타워까지 이러하니 경제계만 혼란스러워한다. 오죽했으면 전경련이 창조경제추진기획단을 민관 공동으로 만들자고 제안했을까. 사공이 많아 마냥 산으로 갈 판이다. 박 대통령이 한번 정리해줄 시점이다.
신화수 논설실장 hs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