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뒷걸음치는 미래부 창조경제 정책

별로 나아진 게 없다. 되레 더 소극적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24일 발표한 `하반기 업무보고`를 지난 4월 업무보고와 비교하니 이렇다. 여러 일을 하겠다고 하는데 알맹이가 없이 뭔가 허전하다.

이 지적은 지난 보고 때도 있었다. 기존에 해왔던 것을 `창조경제`라는 새 백화점에 나열했다는 비판이다. 그때야 다른 부처보다 뒤늦게 막 출범한 신설부처라서 그러려니 했다. 채 100일도 지나지 않았는데 확 달라질 것을 기대하는 것도 사실 무리다. 중장기 계획과 하반기 계획의 차이도 분명 있다. 그렇다 해도 신설 부처로서의 의욕이나 자신감마저 보이지 않는 것은 문제다.

지난 보고 5대 전략과제였던 콘텐츠 핵심 산업화가 슬그머니 하위 실행 과제로 빠진 게 대표적이다. 다른 부처와 업무 영역이 겹치는 분야에 무척 소극적이다. 당연히 해야 할 부처 간 협업이 버젓이 하반기 다섯 가지 주요 업무에 오른 것도 이상하다.

무엇보다 미래부를 대표할 아이콘 프로젝트가 없다. 국민의정부 `정보화대국`, 참여정부 `IT839`와 같은 프로젝트다. `창조경제`라고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 아이콘이지 아직 미래부의 것은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미래부가 대통령을 대신해 전면에 나설 정도의 비전과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 알맹이 없이 겉만 번드르르한 프로젝트를 내놓아선 안 되지만 아예 없는 것은 또 다른 얘기다. 미래부 수뇌부의 비전과 리더십을 향한 의심이 더 커져선 곤란하다.

미래부의 소극적인 접근엔 예산 문제도 걸렸다. 신설 부처다 보니 새 예산 확보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없는 예산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런데 이명박정부 아이콘 프로젝트인 `4대 강 사업`을 보자. 부정적인 논란이 있었지만 당시 이것저것 자투리 예산까지 그러모아 힘을 몰아준 사업이다. 청와대 주도다. 창조경제가 그렇게 중요하다면, 그래서 미래부를 만들었다면 지금 청와대도 이러한 노력을 보여야 한다. 미래부 창조경제 정책에 힘을 모아주는 방안을 청와대와 미래부 모두 빨리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창조경제 주체인 민간의 힘이 절대 모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