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마케팅의 미래]<11>SNS, 소통의 핵심은 콘텐츠

출퇴근길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스마트폰에 시선을 고정한 사람을 만나는 일이 흔하다. 스마트폰 가입자 3500만명 시대에 서울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은 아닐 것이다. 그들은 무엇을 그토록 열심히 보고 있을까.

이호열 문화마케팅연구소 공장장
이호열 문화마케팅연구소 공장장

국내 메신저 서비스 양대 산맥 중 하나인 라인의 글로벌 가입자가 2억명을 돌파했다. 카카오톡의 글로벌 가입자 역시 1억명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는 것이 지인과 메신저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 즉 소통할 수 있다는 것으로 여겨질 정도다. 사회적 소외가 심화할수록 반대급부로 SNS를 통한 소통 욕망은 더욱 커지고 있다.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SNS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일일이 거론하기 힘들 정도다. 그래도 가장 극적인 장면을 꼽으라면 선거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최근 총선과 대선을 함께 치러내면서 SNS 힘을 확실히 실감했다. 몇 자 안 되는 짧은 메시지에 울고 웃으며 SNS 사용자들은 자신들이 발휘하는 힘의 크기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업과 경제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SNS가 기업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SNS로 굴러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분야에서도 오랜 화두였던 `소통`이 각자의 환경에 맞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고객과의 소통은 물론이고 직원과의 소통에도 SNS가 중심에 있다.

탤런트 소유진씨와 결혼해 세간의 화제가 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TV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적이 있다. 그는 이 프로그램에서 식당 창업과 성공에 관한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개했는데 그가 가장 마지막에 강조한 내용이 의미심장하다. 그는 대박 식당의 비결로 직원에 대한 사랑을 강조했다. 직원에게 잘해야만 그 직원들이 손님에게 성심을 다하게 된다는 것이다.

SNS와 무관한 내용이지만 `직원에 대한 사랑`을 `직원과 소통`으로, `손님에게 성심을 다함`을 `고객과 소통`으로 바꾸면 SNS 시대에도 통하는 이야기가 된다. 고객과 소통에 능해지기 위해 알아두어야 할 것은 직원과 소통을 잘하는 기업일수록 고객과 소통도 원활하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외국 기업 사례를 살펴보자. 델은 이미 몇 년 전 내부 아이디어 토론 사이트를 연 것으로 유명하다. `아이디어 스톰`(Idea Storm)이라는 이 사이트를 통해 제안받은 아이디어만 2만개 가까이 되고, 그중 500개가 넘는 아이디어가 현실화되었다. 기업 최고위층 인사부터 발 벗고 소통의 창을 열어두었기 때문에 델은 고객과 소통에서도 경쟁사를 앞서나갈 수 있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사내 SNS를 구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 기업도 SNS를 바라보는 시각이 변하고 있다. 어떤 기업에는 SNS 채널이 블랙 컨슈머 때문에 관리하는 데 애를 먹는 존재일지 모른다. 하지만 또 다른 기업에는 SNS만큼 투명한 조직문화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고객과 접점을 늘리기에 저렴하고 효율적인 수단이 없을 것이다.

국내에서는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SNS로 직원과 소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어린 직원의 `회사 가기 싫다`는 투정도 SNS로 즐겁게 받아주어 많은 직장인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SNS가 지금보다 얼마나 더 발달할지 예측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최첨단 소통 수단에 담긴 간단한 콘텐츠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는 핵심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결국은 다시 콘텐츠로 돌아온다. 짧고 간단하지만 모든 것을 함축하고 있는 콘텐츠의 개발이 기업 고객소통 능력과 위기관리 능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수밖에 없다.

이호열 문화마케팅연구소 공장장 culturemkt@culturemk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