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그리드 보급사업 `먹을게 없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13 스마트그리드 보급사업 우선 사업자로 선정된 컨소시엄별 사업 계획

기대를 모았던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원격검침인프라(AMI) 중심 스마트그리드 보급 사업이 속빈 강정으로 전락할 조짐이다. 정부가 정해진 사업 예산에 참여 기업 수를 두 배로 늘리면서 개별 컨소시엄 책정 사업비가 절반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15일 산업자원통상부에 따르면 199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2013 스마트그리드 보급사업`에 LS산전, 효성, LG CNS, 롯데정보통신, 현대오토에버, 우진산전, 우암코퍼레이션, 벽산파워 8개 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당초 정부가 선정키로 한 컨소시엄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에 따라 4·5개 컨소시엄 수에 맞게 책정된 199억원의 예산을 8개 컨소시엄이 나눠쓰게 됐다. 동시에 선정된 컨소시엄 별로 사업범위 축소 등 사업수행 차질도 예상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예상 밖에 많은 기업이 참여한데다, 사업성이 뛰어난 좋은 아이디어가 많아 당초보다 많은 8개의 컨소시엄을 선정했다”며 “개별 사업비가 줄어 업계 불만이 예상되지만 사업수행에 문제가 없도록 합리적으로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선사업자로 선정된 컨소시엄은 사업 제안 당시 수용가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될 전망이다. 대용량 ESS를 구축·운영하는 컨소시엄의 경우 30~40억원의 사업비에 맞춰 2~4곳의 고압 수용가(건물, 공장, 상업시설 등)와 사전 협약을 맺었다. 사업자가 늘어나면서 협약한 수용가의 절반을 줄여야 할 상황이다.

업체 관계자는 “수억원의 설비가 설치됨에 따라 자기부담금(사업비의 25%)을 내는 어려운 상황에서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결국 합의된 수용가의 절반을 줄여야 할 상황”이라며 “사업에 선정된 기쁨보다 수용가를 줄이는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산업부 스마트그리드사업단은 올해 사업으로 1만2000호 대상 AMI와 9MWh 규모의 ESS를 보급·운영할 방침이다. 사업은 에너지 절감 효과를 고려해 해당 설비를 원하는 현장에 최적화해 구축한다. 이를 위해 기업자금과 설치현장 자금(25%)을 포함시키는 매칭 펀드로 진행된다.


【표】`2013 스마트그리드 보급사업` 우선사업자로 선정된 컨소시엄 별 사업계획 (자료 : 각사 취합)

스마트그리드 보급사업 `먹을게 없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