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초선차전(草船借箭)

[프리즘]초선차전(草船借箭)

적벽대전(赤壁大戰)을 앞두고 제갈량(諸葛亮)과 주유(周瑜)가 목숨을 건 내기를 했다. 제갈량의 재주를 시기한 주유가 그를 제거할 목적으로 열흘 안에 화살 10만개를 만들어오라고 했다. 제갈량은 되레 사흘 안에 만들어주겠다고 장담했다.

사흘째 되는 날 제갈량은 안개 자욱한 강에 짚단을 실은 20척의 배를 띄웠다. 적진 가까이 접근한 제갈량은 배를 한일자로 벌려놓고는 군졸들에게 북을 치고 고함을 지르라 명했다.

안개 속에서 들려온 오군의 함성소리에 놀란 조조는 화살을 퍼부었다. 얼마 후 뱃머리를 반대방향으로 돌려 배 양쪽에 화살을 가득 꽂은 제갈량은 의기양양하게 귀환했다. 제갈량의 `초선차전(草船借箭)` 이야기다.

경기도가 예산(豫算) 문제로 뜨겁다. 최악의 재정위기를 맞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액추경을 편성했다. 내년도 사업 예산도 50% 이상 줄이기로 했다. 최근 각 실국에 배정한 일반회계 기준 2014년 본예산 투자재원을 5742억8000만원으로 올해 1조1748억4000만원에 비해 무려 51.1%나 줄였다. 각 실국 투자재원이 올해 대비 절반 이상 삭감되면서 사업도 절반 이상 줄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특히 평생교육국 예산은 올해 대비 92%나 축소, 51억1000만원만 남겨뒀다. 내년도에는 대부분의 사업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치행정국만 지방선거와 안전행정부 지방행정연수원 매입 등을 이유로 25.7% 늘어난 825억8000만원을 배정했다. 이대로는 도의 역할과 기능이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된다.

이에 2일 임시회를 여는 도의회는 감액추경 예산안을 놓고 치열한 책임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1조5000억원에 달하는 경기도 재정결함 원인을 따질 `조사특별위원회` 구성도 추진한다고 한다.

그 답답한 마음이 십분 이해된다. 지금 경기도는 제갈량의 `초선차전(草船借箭`)의 지혜라도 빌려 와야 할 때다. 다음 수순은 줄어든 역할과 기능만큼 인력을 감축하는 일이 될 것이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