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잎효과에 착안해 빛의 방향에 따라 반응하는 메모리 소자가 개발됐다.
용기중 포스텍(POSTECH) 화학공학과 교수와 박진주 연구원은 연잎효과를 이용한 광메모리 소자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최근 신소재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즈`지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전세계적으로 전자보다 빠르고 간섭이 적은 빛을 이용하는 광소자 연구는 활발하지만, 빛의 방향을 인식하는 전자소자에 대한 성과는 미미했다. 빛을 인식하는 전자소자는 빛을 비추고 차단하는 방식으로 메모리 기능을 갖게 하고, 빛의 방향을 달리해 저항 특성을 바꿀 수 있게 되면 다양한 방식으로 소자를 제어할 수 있다.
용기중 교수 연구팀은 물속에서도 젖지 않는 연잎표면의 돌기를 모방한 나노선 구조를 제작하고, 이를 이용해 빛의 입사방향에 따라 저항특성이 변하는 광메모리 소자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나노선을 둘러싼 공기와 물 사이 경계에서 굴절률 차이로 인해 특정 각도로 빛이 들어오면 저항이 변하는 메모리가 되고, 빛이 들어오지 않으면 저항이 변하지 않는 저항체가 되도록 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왁스성분으로 코팅된 연잎의 미세돌기로 인해 연잎이 물에 젖지 않는 연잎효과를 이용했다. 연잎을 모방해 빛에 반응하는 산화아연으로 합성한 나노선을 단분자막으로 코팅했다.
이 같은 코팅은 나노선 소자가 물속에서 공기층으로 둘러싸이게 하고, 나노선을 감싼 공기층과 물의 굴절률 차이로 빛의 입사각에 따라 소자에 도달하는 광량이 달라지도록 해 소자를 제어하는 방식이다.
용기중 교수는 “나노소자와 생체모방기술을 접목, 빛의 입사각에 따라 저항변화 특성이 조절되는 소자기술을 개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