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주년 창간기획]일본 국민메신저 라인 서비스 현장을 가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일본 라인 가입자 추이

“라인을 사용하고서 부부와 연인 간 의사소통이 더 원활해졌다. 라인으로 인해 부부관계 역시 매우 개선됐다.”

라인이 핵가족화된 일본 열도의 가족을 연결하는 소통 창구로 부상했다. 전체 인구 1억2000만명인 일본에서 4700만명이 라인을 모바일 메신저로 사용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31주년 창간기획]일본 국민메신저 라인 서비스 현장을 가다

[31주년 창간기획]일본 국민메신저 라인 서비스 현장을 가다
[31주년 창간기획]일본 국민메신저 라인 서비스 현장을 가다

모리카와 아키라 라인 대표는 지난달 일본 도쿄에서 열린 `헬로 프렌즈 인 도쿄 2013`에서 일본에서 라인이 가진 의미를 얘기하면서 `가족의 화합`을 제일 먼저 꼽았다.

라인이 자체 분석한 바에 따르면 라인 사용자 40%가 부부·연인 간 소통도구로 라인을 사용하고 이 가운데 30%가 사용 이후 관계가 개선됐다고 말했다. 라인이 가상세계에서뿐 아니라 현실세계에서도 서로를 잇는 그야말로 연결고리(라인)로 대활약을 한 셈이다.

◇일본 국민 메신저 `라인`

미국에서 페이스북과 트위터, 유럽에선 와츠앱, 중국에선 위챗, 한국에선 카카오톡이 국민메신저라면 일본에선 라인이 국민메신저로 자리매김했다.

도쿄에서 만난 스즈키 노리코라는 여성은 “라인을 통해 하루에 50통의 문자 메시지를 받는다”며 “여름 휴가 계획도 라인으로 전송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라인에 가입하기 위해 피처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꾸는 사례도 주변에선 흔하다”고 얘기했다.

일본의 메신저는 라인 이전과 라인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마트폰 환경이 일본에 자리잡으면서 생긴 변화다. 일본의 스마트폰 인구는 2년 전인 2011년만 해도 1600만명에 그쳤다. 이후 급격히 증가해 지난해 2600만명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인구 50%가량이 스마트폰 이용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라인의 일본가입자가 지난 6일 기준 4700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스마트폰 인구 대부분이 라인을 사용하는 셈이다.

라인이 국민메신저로 부상하면서 국가 재난 상황을 알리는 메신저로도 활약 중이다. 지진이나 화재 등 긴급 대피상황이 발생하면 라인 등을 통해 재난상황을 알려준다. 일본 국민 다수를 연결하면서 실질적인 국민 소통수단으로 자리잡았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가 일본시장에 라인에 앞서 진출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실제로 일본 모바일 측정회사인 오나보에 따르면 일본 아이폰 사용자 71%가 라인을 깔았을 정도다.

모리카와 대표는 라인이 일본에서 이처럼 맹위를 떨치는 비결에 대해 “스마트폰 혁명이란 기기의 혁명과 함께 커뮤니케이션의 혁명을 몰고 왔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이메일 전송, 간단한 메시지 전송, 무료 통화, 게임에 이르기까지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통로가 됐다는 것이다. 기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징가 등 해외 서비스와 출발점이 다른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페이스북, 트위터, 징가 등 글로벌 메신저가 PC 기반에서 출발한 반면 라인은 애초에 스마트폰 기반으로 출발하면서 스마트폰에 특화된 서비스란 점이 강점이 됐다”고 말했다.

귀여움을 선호하는 일본인 특유의 기호를 초기부터 스티커 등 귀여운 캐릭터로 연결시킨 것도 라인의 성공비결로 꼽힌다. 무료 메신저와 통화를 기치로 내건 라인이 귀여운 캐릭터를 활용한 스티커 유료화 전략으로 일본 국민의 까다로운 입맛을 잡은 셈이다. 하루에 캐릭터가 포함된 10건의 스티커가 오갈 정도다. 스티커 판매로만 한 달 수익이 120억원에 이른다.

◇메신저 인기, 라인 매출로 수렴

라인이 일본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으면서 기업 성장도 가팔라지고 있다. 메신저 인기가 매출로 수렴된 셈이다.

지난해 2분기 3억엔에 불과했던 라인 매출은 올해 2분기 97억엔으로 1년만에 30배가량 성장했다. 1분기 58억엔에 비해서도 66.9%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가파른 성장 비결은 일본 소비자가 피처폰 시장을 통해 모바일 콘텐츠 유료화에 익숙한 데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 라인 사용자의 20%를 차지하는 일본에서 전체 매출 80% 이상을 거두고 있는 점은 이를 방증한다.

라인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게임이다. 전체 매출의 53%를 차지한다. 라인 팝, 라인 버블, 라인 포코팡, 라인 윈드러너 등 35개 게임타이틀이 출시돼 1억9000만건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이어 스티커 매출이 전체의 27%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모리카와 대표는 이에 대해 “라인이 일본에서 현지화를 통해 가입자 저변을 확대하고 유료화 모델 마련에도 성공했다”며 “연내 전 세계 가입자 3억명 돌파가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처럼 다른 국가로 유료 모델 확산도 현지화를 통해 순조롭게 진행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도쿄(일본)=


일본 라인 가입자 추이

글로벌 일본시장 메신저 앱 사용률
자료 오나보 인사이트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