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O 26262는 무역 장벽일 수도 있지만 잘 활용하면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사진1】
김현조 TUV라인란드코리아 기능안전팀장은 자동차 기능안전 국제표준(ISO 26262)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전기·전자 분야 세계 최고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는 독일 TUV에서 주는 기능안전전문가(Functional Safety Expert·FSE) 자격증을 획득한 사람은 한국은 물론이고 일본, 중국을 통틀어서 그가 처음이다.
그는 “남들이 7일 걸려 생산하는 부품을 3일 만에 만들어내는 게 우리나라”라면서 “만약 이 프로세스를 체계적으로 구축할 수만 있다면 세계 최고 생산성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빨리빨리`보다 `내실`을 다지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김 팀장은 지난해 독일 TUV가 인정하는 FSE 자격증을 아시아인 최초로 딴 인물이다. 혼다와 스즈키, 페라리 등 세계적 자동차 브랜드의 ISO 26262 부품심사를 진행할 정도로 해외에서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이 자격증을 보유한 사람은 국내 최대 부품 업체 한 명을 포함해 두 명뿐이다.
일본과 독일 유명 자동차 부품 업체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던 그가 기능안전 국제표준의 중요성에 눈을 뜬 건 2010년이다. 해외에선 도요타 리콜 사태가 터지면서 기능안전 관심이 최고조에 이를 때였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이런 소식에 둔감했다. 기능안전이란 개념 자체가 희박했다. `이대로 가다간 안 되겠다` 싶었다. 기능안전 대비에 취약한 국내 자동차 업계에 도움을 주고자 2011년 인증 업체를 택했다.
ISO 26262에 대비하는 국내 부품 업체를 접하면서 그가 받은 느낌은 `너무 조급하다`는 것이었다. 그때그때 필요한 제품 인증을 받는 데 급급해 정착 ISO 26262 전반을 관통하는 체계(프로세스) 구축에 신경을 쓰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10년 이상 준비한 전문가가 보면 다 아는 걸 감추면서 `무조건 된다`고만 외쳐서는 고객사인 해외 완성차 업체 신뢰를 얻을 수 없다”면서 “부족한 부분을 솔직히 인정하고 어떤 준비를 언제까지 하겠다고 정확히 말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원자력과 철도가 그랬듯이 ISO 26262는 수년 내 법제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히 자율주행차로 가면서 기능안전이 더욱 중요해지는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