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제안한 청소로봇 성능평가 기준이 국제 표준으로 채택될 것이 확실시되면서 한국 청소로봇의 위상은 물론 수출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이 서비스로봇의 대표 격인 청소로봇의 국제표준 마련에 주도적으로 참여, 성과를 내면서 향후 한국 로봇청소기 및 새로운 전자제품의 표준 마련에서 주도권을 쥘 기반이 마련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유진로봇 등 한국기업이 제안한 로봇청소기 성능평가 방법인 `내비게이션` 방식이 내년 초 열릴 국제표준기준기구 전기기술위원회(IEC) 청소로봇 평가기준에 채택될 전망이다.
한국 기업은 청소 방식으로 내장 카메라가 실내 정보를 수집해 짧은 시간동안 효율적 청소가 가능한 내비게이션 방식의 적용을 주장해왔다. 에너지효율이 높고, 구석구석 청소가 가능하지만 고가의 장비가 들어간다. 반면 일렉트로룩스, 다이슨, 아이로봇 등의 해외 기업은 제품 가격이 낮은 대신에 오랫동안 청소해야 하는 랜덤 방식 적용을 주장해왔다. 이번 표준안에는 내비게이션, 랜덤 방식 모두 채택됐다.
IEC 관련 워킹그룹 의장을 맡고 있는 임성수 경희대 교수는 “두 방식 모두 장단이 있는 만큼 양 쪽을 수렴하는 것으로 국제 표준안이 만들어졌다”며 “의견 대립이 첨예한 상황에서 한국 기업이 주도권을 가진 방식이 국제 표준에 반영된 것은 매우 큰 성과”라고 밝혔다.
로봇청소기는 새로운 제품으로 기존 청소기와는 달리 지능을 갖고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가전기기로 국제표준 및 성능평가 방법이 없었다.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워킹그룹이 만들어져 관련 국내외 기업이 국제 표준 선점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다.
국제 표준 제정은 소비자와 제조사가 객관적 기준을 갖게 된다는 점에서 로봇청소기 확산을 이끌 주요 수단으로 꼽힌다. 산업통상자원부 기술표준원에서도 같은 내용으로 내년에 국가표준(KS)으로 등록, 로봇청소기 품질인증에 관한 상세 규정을 만들 계획이다.
임 교수는 “이는 한국이 로봇산업에서 중심축이 될 만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된 것”이라며 “제품 우수성을 설명할 때도 국내외 소비자에게 객관적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게 돼 판매 및 수출 확대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로봇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기업의 로봇청소기 수출은 2011년 773억원에서 지난해 40.8%나 늘어난 1088억원을 기록했다. 윈터그린리서치는 세계 로봇청소기 시장이 지난해 기준 6억달러 규모로 성장했으며, 2015년에는 10억달러 규모로 고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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