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과표 1000억원 초과 대기업 최저한세율을 1%포인트(P) 인상하는 방식으로 실질적인 증세에 나선다. 여야는 이와 함께 소득세 최고세율(38%) 과표구간도 현행 `3억원 초과`에서 인하키로 했다.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조세소위원회는 법인세와 관련, 과표 1000억원 초과 대기업에 대한 최저한세율(각종 감면혜택을 받더라도 최소한 내야 하는 세율)을 현행 16%에서 17%로 1%P 상향 조정키로 사실상 의견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세율·과표 조정을 통한 `직접증세`보다는 비과세·감면 축소를 통한 `간접증세`에 무게를 두는 박근혜정부의 국정 기조를 감안한 것이다.
현재 과세표준 1000억원 이상 대기업은 법인세가 22%지만 실제 비과세·감면 혜택 등을 통해 실제 세금은 여기서 6~9% 감면 혜택을 받고 있다. 따라서 최저한세율을 현재 16%에서 1%P 높이게 되면 연간 2970억원의 세수증대 효과가 있다는 게 국회예산정책처의 분석이다.
다만 대기업 최저한세율은 지난해 말 14%에서 16%로 2%P 인상된 데 이어 1년만에 또다시 인상되는 것이어서 재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대기업 연구개발(R&D) 투자세액공제 혜택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또 현재 3억원 이상이면 소득세 최고세율을 적용받게 돼 있는 과표구간을 하향하는데 사실상 합의했다. 소득세 최고세율 과표구간 조정과 관련해서 민주당은 현행 `3억원 초과`에서 `1억5000만원 초과`(이용섭 의원안)로 낮추자는 입장이고, 새누리당도 `2억원 초과`(나성린 의원안)까지 수용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여야 모두 과표 하향 조정에 공감하는 가운데 1억5000만원이냐 2억원이냐의 선택만 남은 셈이다. 소득세 최고세율은 그대로 유지하되 적용대상을 넓혀 고소득자로부터 세금을 더 걷겠다는 의도다. 소득세 과표를 인하하면 최고세율을 적용받는 납세자는 7만명(2억원 기준) 또는 9만명(1억5000만원 기준) 늘어나게 된다. 세수 증대 효과는 각각 1700억원, 3500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부동산 법안은 일부 전월세급등지역에 한해 부분적으로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폐지 법안을 맞바꾸자는 것에 여야가 의견을 모으고 지도부에 일임했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날 비공개회동을 갖고 30일 새해 예산안 처리를 위해 국정원 개혁 법안, 핵심쟁점 법안 등에 대한 일괄 타결을 시도했다.
이날 여야 간 최대 쟁점은 국정원 개혁 법안으로 여야는 국회 정보위의 단독 상임위화를 통한 국정원에 대한 통제 강화, 공무원 정치개입 처벌 강화 및 공소시효 연장, 사이버심리전단 폐지 등 상당 부분에 합의했다. 그러나 국정원의 정부기관 상시출입 금지 법제화, 사이버심리전단 활동 처벌규정 명문화 등에서 이견이 발생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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