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이동통신시장에서는 `대표 요금제의 종말`이라는 특별한 변화가 감지된다. `LTE 62 요금제 3개월 의무 유지`와 같은 휴대폰 유통가에서 흔히 접했던 안내가 조금씩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의 강한 압박으로 보조금 위주의 시장 지형이 변화하고 비합리적 보조금 차별을 금지한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 국회 통과를 목전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 요금제란 `LTE 62·72(기본요금 6만2000원·7만2000원)`나 3세대(G) 시장의 `54(5만4000원)` 요금제처럼 이동통신사들이 각 서비스별로 가장 많은 가입자를 유치하는 요금제다.
이통사가 타사 가입자를 빼앗아오기 위해 단말기 보조금을 쓰고 이를 보전하기 위해선 일정 수준 이상의 요금제 유치가 필요한 시장 구조에서 만들어졌다.
따라서 대부분 일정 수준 이상의 고가 요금제가 대표 요금제가 된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보조금을 쓴 만큼 2년동안 가입자로부터 회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저가 요금제에 보조금을 싣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보조금 시장이 점차 축소되면서 벌써부터 대표 요금제의 위상이 흔들릴 조짐이 보이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가입자의 합리적 이용 성향이 높아지면서 저가 요금제 가입자가 지속 증가 중”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에 따르면 LTE 34·42 가입자 수가 LTE 대표 요금제 격인 LTE 62 요금제에 비해 1.5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음성통화 위주의 데이터 소량 이용자의 3만원대 요금제 선택 비중이 꾸준히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KT·LG유플러스 등 다른 이통사도 대표 요금제의 가입자 비중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정부의 강력한 보조금 시장 단속도 합리적 요금제 선택을 유도하는데 한몫할 전망이다. 여기에다 새해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 통과되면 특정 요금제에 보조금을 밀어주는 기존의 관행이 불법이 되기 때문에 다양한 요금제로의 가입자 분산 추세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홍진배 미래창조과학부 통신이용제도과장은 “고가 요금제에 보조금을 비합리적으로 많이 투입하는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조항이 들어가 있다”며 “요금제 가격대별로 정량적인 보조금 차이만 두는 등 합리적인 방식이 아닌 보조금 차등 지급은 금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로선 저가 요금제에 가입해도 불합리한 단말기 보조금 차별을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선택지가 넓어지게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업계는 새해 어느때보다 치열한 요금상품 기획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기존에는 다양한 요금제가 있었음에도 보조금이 사실상 모객 실적을 갈랐지만, 앞으로는 조금이라도 더 싸고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는 요금제를 기준으로 소비자 선택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가입자의 유형을 세분화해 경쟁사로 이탈을 막고 타사로부터 뺏어올 수 있는 상품 개발 능력이 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기존 대표 요금제 가입 유도 예시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