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부 중기 금융지원 의지 대출 현장까지 스며들어야

금융위원회가 8일 내놓은 중소기업 신용보증제도 개선 방안을 통해 중소기업과 창업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대폭 강화한다. 우수 기술력과 신용도를 확보한 창업자엔 5년간 보증기관 연대보증을 면제한다. 중소기업을 한 단계 더 높일 성장사다리펀드를 비롯해 각각 기술투자, 코넥스 활성화, 인수합병(M&A)을 돕는 IP·코넥스·M&A펀드 운용사 선정도 1분기 중 마무리하기로 했다. 성장 기업을 위한 회사채 보증 지원과 실패자의 제도전을 돕는 금융 지원도 모색한다.

정부 방안만 놓고 보면 중소기업들이 그동안 불합리하다고 여긴 금융 대출 관행 개선을 기대하게 만든다. 중소기업들은 특히 담보와 보증을 금과옥조로 여겨 집착하는 금융 대출 관행이 확 바뀌기를 원한다. 관건은 정부 정책 의지가 대출 현장까지 제대로 먹힐 수 있느냐다. 업계는 여기에 여전히 의문부호를 단다.

금융사 대출 창구엔 가운데 담보 없이 기술과 신용을 확인한 기업에 어떻게든 자금을 빌려주려는 직원도 제법 있다. 하지만 이들은 해당 금융사에서 용감한 사람으로 통한다. 담보와 같이 확실한 채권 회수 방법이 없는 기업 대출을 꺼리는 내부 분위기를 좀처럼 거스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금융사들은 대체로 실적이 악화되자 대출, 특히 중소기업 대출에 더 신중한 편이다. 정부의 좋은 정책 취지가 대출 창구까지 먹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도 연대보증 면제가 전혀 없는 게 아니다. 지금도 일정 요건을 갖추면 기술보증기금 등의 면제 특례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요건이 까다롭고 절차가 복잡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정부가 새로 마련한 개선방안도 이렇게 될까 걱정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말 `비올 때 우산 뺏기`라고 표현하며 담보·보증부 대출만 찾는 금융사의 보신주의를 비판했다. 그 설움이 뼛속까지 밴 중소·창업기업 경영자들은 그래서 이번 금융위 제도 개선안에 기대를 건다. 정작 대출 현장에서 또한번 좌절감을 느끼는 일은 없어야 한다. 금융사 환골탈태와 아울러 이를 독려할 금융당국의 당근과 채찍이 절실하다.